[입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시작으로 산재참사를 양산하는 구조를 바꾸자

이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기본소득당은 이번 참사로 숨진 노동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인사를 드린다. 참사로 큰 부상을 입은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하루 빨리 나아질 수 있길 기원한다.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과 노동절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이번 참사는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작년부터 물류센터 시공사에 화재 위험성을 6차례나 경고했다. 화재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우레탄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은 지난 2008년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와 다단계 하도급 구조는 노동자들이 밀폐 공간 환기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도록 만들었다. 아직 발화의 원인이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참사가 발생한 원인을 너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산재 참사가 발생하는 이유는 결국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가장 약한 이들이 지게 만드는 구조에서 비롯한다. 산재 사고가 발생해도 기업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만 내려진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 참사에서도 해당 시공사는 겨우 20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책임을 면했다. 결국 위험을 조장하는 구조적 책임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된 일용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처럼 그 구조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지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산업 구조를 바꾸고 노동자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치는 그 의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여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실제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하려는 노력은 매번 정치의 문턱에 가로막히는 한계가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포함되었던 벌금하한제 등은 관철되지 못했다. 기업 자체에 대한 처벌 없이 최하위 실무자에 대한 처벌만 존재하고, 그 마저도 솜방망이 처벌에 불구하다. 정치가 산재사망의 원인을 외면하는 동안 유해위험방지계획서가 형식에 그치게 되는 구조도, 꼬리를 무는 하도급 구조로 원청이 쉽게 책임을 회피해버리는 구조도 계속 유지되었다. 그렇게 산재는 우리의 일상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하루에 6명의 노동자가 돌아오지 못하는, 산재사망률이 OECD 1위에 달하는 위험한 나라에 살게 되었다.

130주년 노동절을 맞아, 기본소득당은 21대 국회에서 산재를 양산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시작으로 기업의 책임과 정치의 책임을 강화하고,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일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

2020.5.1.
기본소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