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쌍용차 손배소 철회,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가 2009년 정리해고 파업과 관련해 금속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약 4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집행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전달했습니다. 이로써 국가와 회사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제기한 모든 손해배상 소송에 마침표가 찍혔습니다.

지난 16년의 세월 동안 30명이 넘는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이 물질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비록 너무나 늦었지만, 오늘의 결단이 그분들께 작게나마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신 쌍용차 노동자들과 금속노조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쌍용차 파업이 벌어졌던 2009년, 저는 갓 대학에 입학한 스무 살 청년이었습니다. ‘투쟁’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역사 속에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제게, 쌍용차 파업과 국가의 폭력진압은 세상의 민낯을 마주하게 한 계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 쌍차 손배소 문제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은 제게도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국회에서 쌍용차 국가 손배소 철회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경찰에게도 손배소 철회를 거듭 촉구해 왔습니다. 단체행동권 무력화와 노조 파괴 수단으로 전락한 손배가압류를 없애기 위한 노란봉투법 제정에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의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 손배소 철회는 노란봉투법 제정과 함께, 살인적인 손배에 맞서 온 노동자들과 연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시민들이 함께 이뤄낸 값진 변화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손배가압류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이번 쌍용차 손배소 철회를 출발점으로 삼아,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다른 사업장에도 같은 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연대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노란봉투법의 보완입법을 통해, 손배소가 더 이상 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르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지난 16년의 세월 동안 동료의 유지를 가슴에 품고 묵묵히 싸워온 쌍용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회복과 치유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손잡고 버텨온 노동자, 가족, 시민 여러분께도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합니다. 기본소득당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손을 굳세게 맞잡고,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2025년 10월 1일

기본소득당 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