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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시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오늘 아침 여러분들이 겪는 출근길 불편함은 여기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장애인들 때문이 아닙니다. 저같은 국회의원들, 그리고 이준석 대표같은 정치인들이 지난 21년동안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지 않아서 오늘 여러분들이 불편함을 겪게 되었습니다. 출근길, 화도 나고 짜증도 나실텐데요. 저와 이준석대표같은 정치인들을 호되게 꾸짖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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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애인여러분, 죄송합니다.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지금 이렇게 조롱과 모욕을 견뎌야하고, 정치인들이 받아야 할 비난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정말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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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희 기본소득당 신지혜 상임대표가 연대발언을 하던 중 지나가던 시민에게 침을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저도 이렇게 화가 나는데 그 현장에 함께 계시면서 모욕과 폭력을 함께 견뎌야 했던 동지들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속이 상합니다. “지하철을 타겠다”라는 상식적은 요구를 왜 이렇게 처절하게 외쳐야 하는 건지, 마음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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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고 싶다”라는 장애인들의 요구,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자그마치 21년 넘게 이어진 요구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정치는 “나라에 돈이 없다‘”며 예산을 문제로 ‘나중’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이동권 투쟁이 필연적으로 기획재정부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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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입니다. 국회에서 일하며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가 아니구나, ‘기재부의 나라’구나 절감할 때가 많습니다. 장애인 권리를 비롯해 소수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예산을 질의할 때마다 기재부가 막아섭니다. 국가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인권을 정책의 기본으로 삼지 않고 재정효율성만을 기조로 삼고 있는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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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다가오는 5월 2일, 추경호 기재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있습니다. 오늘 여기 여러분이 처절하게 외치고 있는 요구를 제가 꼭 인사청문회장에서 추경호 후보자에게 전하겠습니다. 인수위가 못한 답, 예산편성권한이 있는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하라고 요구하겠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노동권, 교육권, 탈시설 권리를 위한 예산 확보, 어떻게 할 것인지 조목조목 묻고 따지겠습니다. 기재부 장관은 곳간지기가 아닙니다. 이거 못하면, 기재부 장관으로 자격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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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후보자께도 말씀드립니다. 인사청문회까지 질질 끌지 마시고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에 대해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십시오. 입장 밝히실 때까지 출근길 시위는 이어질 것입니다. 시민의 불편을 만들고 있는 건 장애인이 아니라 합당한 국민의 요구에 제대로 답도 못하고 서로 공을 떠넘기고 있는 인수위와 기획재정부, 국민의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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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경복궁역을 지나가시는 시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출근길을 ‘방해’하고 있는 것, 지금 이 지하철을 막고 있는 사람은 장애인들이 아닙니다. 20년 넘도록 장애인의 출퇴근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와 국회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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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장애인이 아니라, 정치인에게 쓴소리 해주십시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라고 따끔하게 다그쳐주십시오. 국회와 정부에게 빨리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해서 모두가 편안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들라고 함께 요구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여러분께서 장애인들과 함께 목소리 내주신다면 더 빠르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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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장애인들의 오래된 요구가 올해는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재정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장애인의 절규를 찍어누르려는 이준석 대표와도 맞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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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여러분, 언제든 제가 필요할 때 불러주시고 이용해주십시오. 장애인들의 요구가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로만 남지 않도록 모욕과 폭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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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2일

"제28차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 현장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기본소득당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