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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연의 정리해고와 폐업 철회, 생산 정상화를 촉구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하면서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 복직을 요구하는 초인적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산연지회 노동자분들께 어떤 위로와 희망의 언어를 드릴 수 있을지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오랜 고투와 희생은 정치의 실패이자 우리가 만든 제도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모두를 위한 제도를 만들고 감독하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우선 무거운 책임감을 전하고자 합니다. 죄송합니다.

몇 가지 자료를 보면서 저는 한국산연의 폐업이 적자 누적에 따른 불가피한 폐업이라기보다는 위장폐업에 가깝다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재벌기업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한국산연 폐업 결정 즈음에 또 다른 생산공장을 인수한 점, 노동조합의 존재와 협상 요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 왔던 점 등에 비춰서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산연은 한국산연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두 번의 폐업 시도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산연은 2020년 1월의 폐업을 합법적인 것으로 만들 위한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누적 적자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불법 폐업과 불법 정리해고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력한 현행 제도가, 하물며 적어도 합법적인 것으로 위장된 폐업에 대해서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오늘 이 자리에 오신 한국산연 해고노동자들은 자본이 어디에, 얼마를, 언제까지 투자할 것을 유의미한 공공적 견제 없이 전적으로 결정하고, 노동자는 이에 대한 협상력을 전혀 보유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전사회적 비극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또한 1년 6개월 넘은 초인적 투쟁을 통해 그런 세상은 바뀌어야 하고 바뀔 수 있다고 증언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더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말씀을 드리지 못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연대방식을 저 역시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2022년 6월 29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