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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법과 원칙'을 더럽히지 마십시오

도대체 이 정권은 노동자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 불법 파업 엄단, 임금 상승 자제 같은 말 밖에 없습니까?

오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을 두고 정부는 '불법파업을 끝내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5개 부처 장관이 합동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아무리 검찰 출신이라지만 대통령이 되셨다면 다른 접근법으로 국민들을 보듬는 말씀도 하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발상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기업을 위해 노동자가 양보하라,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반복하는 게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노동정책입니다.

누군들 파업 없이 해결 안 하고 싶겠습니까? 누군들 범죄자가 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을 철제 감옥에 가두고 도크를 멈추고 싶겠습니까? 직접 고용 안했다며 책임 없다는 원청, 원청이 안 움직이면 어떻게 할 수 없다는 하청, 수수방관하는 정부 사이에서 매끄럽고 깔끔하게 요구를 관철할 뾰족한 수가 어디에 있습니까? 코로나 불황 때 임금삭감으로 고통분담한 걸 조선업 호황 시기에 조금이나마 회복시켜 달라는 요구가 이 정도의 극한 대립으로 가야 할 만큼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였다고 보십니까?

무엇이든지 법과 원칙만 들이대면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법과 원칙이라는 말은 대한민국에서 본질적으로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서 쓰이지 않음을, 그리고 윤석열 검찰정부에서는 기업과 관료를 위해 편한대로 휘두르는 몽둥이로 활용될 뿐임을 알고 있습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북풍이 먹히지 않으니 겸사겸사 노조탄압 카드를 빼드는 모양인데 이런 얕은 수, 이제는 통하지 않습니다.

경총과 전경련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정부가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일말의 중재노력도 없이 입장 들어보려 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백기부터 들라 한다면, 저는 하청노동자들의 곁에 서서 이 정권에 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법과 원칙'을 더럽히지 마십시오.

2022년 7월 18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