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유일 국회의원 용혜인을 행정안전위에 배치?

용혜인 “굳이 축구선수에게 야구를 시켜야겠나”...농성 돌입

- 국회 원구성 타결...비교섭단체 의원의 일방적 상임위원회 배치 문제 다시 불거져

- 기본소득이 의정목표인 용혜인 의원을 경찰·소방 등 소관 행정안전위원회 배치

- 비교섭단체 의원을 일괄적으로 모든 상임위원회에 1명씩 배치하는 기계적 방식 문제적

- 용혜인 “소수정당 의정활동 망가트리는 상임위 배정 재고해야...정수변경 촉구”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22일 5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상임위 배정을 강력 비판했다. 원 구성 타결 이후 발표된 상임위원회 배치에서 용혜인 의원은 희망했던 기획재정위원회가 아닌 행정안전위원회로 보임되었다. 기본소득이 의정목표인 정당의 유일 의원을 관련이 적은 경찰·소방·지자체 등이 소관인 상임위원회로 보임한 것은 소수정당의 의정활동을 일방적으로 망가트리는 거대정당의 횡포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을 항의방문하였으며 직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용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상임위원회 배정은 의장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비교섭의원들의 전문성이 무시되고 의정활동이 일방적으로 제한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본인과 기본소득당의 책무가 “조세와 재정의 혁신, 경제 체제의 패러다임적 전환과 맞물린 기획”인 기본소득이라는 점에서 기획재정위원회가 아닌 행정안전위원회 배치는 부적절하고 지적했다. 또한 “축구선수에게 야구를 시켜야 할 정도로 상임위별 1명 배정이 금과옥조는 아니지 않느냐”며 기계적인 상임위원회 배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용 의원은 과거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환노위 배제 사례에서도 정수를 늘려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면서, 국민의힘 권성동·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도 소수정당의 의정활동에 심대한 제한을 겪지 않도록 조처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 이하 기자회견문 첨부, 사진은 별도 첨부
 

비교섭단체 의정활동을 망가트리는 상임위 배정, 재론되어야 합니다.

상임위 재논의를 촉구하며 오늘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시작합니다.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혜인입니다.

늦었지만 53일 만에 교섭단체간의 상임위 구성이 합의되었습니다.
저는 후반기에도 전반기에 이어 기재위 배정을 희망했지만, 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행정안전위원회에 배정되었습니다.

물론 비교섭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입니다. 그러나 늘 반복된 양당간 상임위 나눠먹기에 비교섭의원들의 전문성은 무시되고, 의정활동은 심대하게 제한되어 왔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이름부터 기본소득당입니다. 기본소득 대한민국의 전망을 국회 안에서 펼쳐보여야 하는 책무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인 저의 소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소득은 여러 복지정책 중 하나가 아닌 조세와 재정의 혁신, 경제 체제의 패러다임적 전환과 맞물린 기획입니다. 기본소득당과 저의 소명에 맞는 상임위는 기획재정위원회입니다.

또한 지난 2년동안 기재위에서 1인 의원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코로나 위기국면에서 1차 재난지원금 공론화에 앞장섰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삶을 위한 경제대책들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해 왔습니다. 우리 사회 위기의 근원에 있는 부동산 문제와 인류사적 과제인 기후위기에 기본소득과 함께 설계된 토지세법과 탄소세법을 발의하며 대안을 만들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고유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전세계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횡재세 논의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저의 소명, 의정활동의 내용과 방향에 관련이 적은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상임위 배정이 되었습니다. 비록 작은 정당의 의원이지만 저 역시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으로서 남은 2년의 임기를 수행해야 합니다. 최소한 행정안전위원회 배정의 근거와 이유에 대한 설명이라도 듣고싶어서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김진표 의장님께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절되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비교섭단체 상임위 재논의를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농성에 들어갑니다.

김진표 국회의장님께 호소드립니다. 소수정당의 의정활동 역시 존중되어야 합니다. 상임위별 비교섭 1명을 기계적으로 지키기보다는 소수정당의 의원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역할을 살리며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비교섭 상임위 배정을 재고해 주십시오. 축구선수에게 야구를 시켜야 할 정도로 상임위별 1명 배정이 금과옥조는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께도 요청드립니다. 이미 지난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 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환노위에서 배제되어 논란이 있었고, 여야 원내대표들이 나서서 국회 규칙 개정을 통해 환노위 정수를 한 석 늘려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습니다. 작은 정당 의원의 의정활동도 동료 의원으로서 존중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수정당이 의정활동에서 심대한 제한을 겪지 않도록 상임위 정수 변경을 요청드립니다. 국민을 위해 최선의 의정활동을 해낼 수 있도록 논의에 나서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