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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주식회사가 아닙니다. 국무총리는 CEO가 아닙니다》

어제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쌍용차 복직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원에게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의 취소와 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엄격히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의 제정 필요성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정리해고에 맞서 항의하다가 무자비한 경찰 폭력에 진압당한 노동자들, 13년이 지났지만 사측과 경찰이 제기한 손해배상액 122억원이 아직도 복직자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의 싸움,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지만 1인당 94억원의 손배청구가 진행 중입니다. 20년 넘은 경력자들의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는 월급을 한푼도 안쓰고 300년을 모아야 원금 청구액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이건 죽으라는 얘기이고, 실제로 받을 수 없기에 다시는 항의하지 말라는 재갈용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에게 큰 기대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총리 개인도 김앤장 고문과 고위공직을 오가는 이해충돌을 아무런 가책 없이 당당히 소화한 성품이기도 합니다. 총리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손배를 취하하면 배임이다. 노란봉투법 제정은 신중해야 한다.”

저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치공동체로서의 의무, 최고규범 헌법에 규정된 노동3권이 하위 규범에 의해 형해화되는 현실을 얘기하는데, 총리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질의하는 상대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에 대해 하다못해 공감하는 척 연기라도 해야하는 국무총리인데 실제로 마주한 인격은 딱 악덕기업의 법무팀장이었습니다.

신중했어야 할 일은 수십억의 주택을 보유한 개인들, 수천억원 토지를 보유한 초대기업의 종부세를 절반 이하로 깎아준 시행령 개정이었어야 합니다. 이 개정으로만 대통령 등 상당수 국무위원들의 세금을 포함해 5조원 정도의 종부세액이 줄 것입니다. 경제위기에 국가 재정의 역할이 그렇게도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손쉽게 감세해주는 것이야말로 국민들에 대한 배임 아닙니까. 또한 신중했어야 할 일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초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사면이였습니다. 노동자에게는 법과 원칙으로, 재벌총수에게는 법보다 더 높은 사면권을. 그것이 윤석열 정부의 공정입니까.

도대체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러한 손배가압류 행태가 벌어집니까? 저는 도무지 찾지 못하겠습니다. 쟁의행위를 했다고 당사자와 가족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는 손배가압류, 이제 멈춰야 합니다.

노란봉투법을 황건적 보호법이라고 부르는 우리 시대의 십상시(十常侍)들의 난을 진압해야 합니다.

2022년 9월 20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