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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은 어디 가고 핵발전만 남은 윤석열 표 탄소중립≫

어제, 대통령 직속의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국가탄소중립목표(NDC)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던 대통령께서,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조차 모르십니까? 국제 과학계는 이미 과감하고 제대로 된 탄소중립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43%(2019년 대비) 감축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NDC가 “산업계의 여론 수렴 없이 발표”되어 문제라고 합니다. 한국판 NDC의 진짜 문제는 산업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겁니다. 2018년 기준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28.3%나 차지하지만, 산업 부문의 NDC는 2030년까지 14.5%(2018년 대비) 감축에 불과합니다. 전체 NDC가 40%(2018년 대비) 감축을 목표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최근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선 시민 5만 명이 ‘탈석탄법 제정’ 국회 청원에 함께했습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은 나날이 커지는데, 국가는 여전히 기업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NDC를 이행하겠다면서도 “탄소중립이 우리 산업의 부담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을 규제하지 않고, 어떻게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습니까? 전래동화 속 요술 방망이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윤석열 대통령은 ‘핵발전’을 아무런 노력 없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는 요술방망이로 여기는 모양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틀 전, 첫 시정연설에서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며,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는 오늘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원전 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육성해나가겠다”는 산업부의 입장이 발표되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은 NDC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핵발전’ 기조입니다. 자연재해에 취약하고 잦은 고장으로 이미 그 위험성이 증명된 핵발전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야말로 비과학입니다. 십만 년 이상 걸리는 쓰레기인 사용후핵연료를 양산하는 핵발전은 탄소중립의 수단일 수 없습니다.

핵발전은 국가경쟁력에도 보탬이 안됩니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노후원전 가동의 편익을 52조로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윤 대통령은 원전 10기를 수출해 일자리를 1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미국과의 소송에 휘말려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말합니다만, 아무도 본 적 없는 미래를 누가 믿겠습니까?

핵발전은 경제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핵발전소의 사고 위험비용과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은 천문학적 예산을 필요로 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지금, 핵발전만 고집하는 에너지 정책으로는 국가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도 ‘녹색’도 없는 윤석열 정부의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재앙위원회’일 뿐입니다. 기업의 눈치를 보며 기후재앙을 앞당기겠다는 선언에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는 기업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며 망설일 게 아니라, 탄소 배출에 제대로 된 ‘부담’을 요구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핵발전’을 요술방망이처럼 휘두르는 정치가 아니라, 산업의 생태적 전환을 이끌어가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2022년 10월 27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