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대변인 서면브리핑]

<국민의힘이 말하는 ‘치명적인 결격사유’는 무엇입니까?>

내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없다고 후보자를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대법원장 후보가 법을 몰라서 재산 신고를 누락 했다는 변명을 용인하고, ‘아빠 찬스’ 의혹이나 탈세 의혹은 못 본 척하고 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한 판결 등도 결격사유가 아니라고 합니다.

도대체 국민의힘이 말하는 ‘치명적인 결격사유’는 무엇입니까? 국민의힘은 범죄가 확정되어 보궐선거를 만든 당사자를 특별사면까지 시켜서 다시 선거에 내보내는 뻔뻔하고 몰염치한 결정을 언제까지 반복할 셈입니까?

지난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추행죄 처벌의 걸림돌이었던 ‘항거 곤란’을 구성 요건에서 삭제했습니다. 항거할 수 없는 수준의 폭행 및 협박이 동반되어야만 강간 및 강제추행으로 인정하는 지금까지의 법 해석은 피해자에게 성폭력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주범이었습니다. 여성의 성을 결혼할 남성의 것으로 여기는 ‘정조 관념’에서 벗어나, 피해자의 성적 권리 침해를 고려하라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춘 대법원의 결정이 나온 것입니다.

피해자의 상해가 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강간 및 강제추행 가해자를 수차례 감형해 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또다시 사법부의 시간을 과거로 퇴행시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균용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청렴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 인권의 걸림돌이 되는 판결하는 등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결격사유가 명확합니다.

잠깐의 대법원장 공석이 두려워 시대 역행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정치의 역할이 아닙니다. 사법부의 기능 마비가 걱정된다면, 여야 모두 사법부의 수장이라 인정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대통령의 친구가 아닌 인사를 조속히 추천하시길 바랍니다.

2023년 10월 5일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