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유가족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참사 이후 두 번째, 10월 29일입니다.

2년 전 오늘, 별이 되어버린, 별처럼 빛났던 159명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누구보다 힘든 10월 29일, 30일을 버텨내고 계실 유가족분들,

그리고 생존자분들께도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말을 전합니다.

참사 이후 2년은 국가의 지독한 무책임을 마주했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국가는 국민을 지킬 것이라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던 상식은 바닥까지 무너졌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기각,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무죄선고는

우리 사회가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조차 앗아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2022년 10월 29일의 이태원 골목에 머물러 있습니다.

희생자들이 마지막까지 국가의 도움을 간절하게 기다렸을 그 곳에 서서,

너무나 소중했던 사람들의 빈 자리를 그저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 날, 그 이태원의 골목에 있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 모두가 ‘생존자’가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참사를 마주할지도 모른다,

내가 다치고 죽어도 국가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불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녹아있습니다.

믿음이 무너진 폐허에 남아있는 국민을 구해내야 합니다.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다시 바닥에서부터 만들어내야 합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는 것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난관 속에 출발한 이태원 참사 특조위가

본격적인 진상규명 활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조위가 회복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진상규명을 해낼 수 있도록

우리 국회가 더욱 꼼꼼히 살피고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옵니다.

돌이켜보면 참사 이후 겨울은 늘 혹독하리만치 시렸습니다.

참사 이후 49일이 흘러서야 처음으로 눈물 젖은 영정을 걸었던 녹사평역의 시간이 그랬고,

단 한 평도 내어줄 수 없다는 국가에 맞서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던 시청의 시간이 그랬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폭설이 쏟아지던 날에도 삼보일배를 했던 거리의 시간이 그랬습니다.

유가족분들이 쏟았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날 진상규명의 불빛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가혹했던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셔서,

그리고 잘 싸워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그 한 마디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족 여러분. 고맙습니다.

유가족분들께서 보낼 앞으로의 계절이 조금 더 따뜻하기를 바라며

기본소득당은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유가족분들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함께 진실의 별을 밝히겠습니다.

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있도록 안전사회를 만들어내겠다는 그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