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정부가 내수 진작 대규모 2차 추경을 편성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하고 정부가 동의한 1차 추경안에 찬성표를 행사했습니다. 오늘 통과한 추경 규모는 13.8조 원으로,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애초 안 12.2 조원을 13.8조 원으로 소폭 증액했습니다.

이 추경 규모는 내수를 진작하고 민생고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 달성에는 터무니없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조기 대선 이후 들어설 차기 정부가 내수 진작용 대규모 2차 추경을, 편성할 것을 기대하고 전망하면서, 우선 급한 불이라도 꺼야 한다는 마음으로 찬성표를 행사했습니다.

이번 1차 추경은 1년 전부터 뚜렷이 침체기로 접어든 경기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너무 늦은 추경입니다. 정상적인 정부였다면 지난해는 계엄이 아니라 대규모 추경 편성이 이뤄져야 했을 해였습니다. 그렇게 늦은 추경이라면 규모라도 충분해야 했을 텐데, 정부 당초안 12.2조원은 규모 자체로 정부가 이번 추경에 부여하는 의미를 규정합니다. 한마디로 경기 부양을 위한 내수 진작 추경이 아니라는 것이고, 이는 기획재정부가 이번 1차 추경에 대해 공공연히 표방한 바이기도 합니다.

오죽했으면 재정에 대한 논평을 삼가야 하는 한국은행 총재조차도 미흡한 규모의 추경을 언급했겠습니까. 이창용 총재는 지난 4월 중순 “12조 원 추경 시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추경 규모의 부족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제가 강조했고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1조 원으로 편성됐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은 최종적으로 4,000억 원 편성되는 것으로 합의됐습니다. 코로나 시기의 전례에 비춰 4,000억 원 중앙정부 지원 예산은 지자체가 5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추가 발행하는 것을 예정한 규모입니다. 현재 11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오고 있는 소매판매지수를 고려했을 때, 5조 원 지역사랑상품권은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2,000억 원 증액된 산불재난 피해 지원액도 이재민들이 체감상 미약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규모와 편성 내역에 전혀 동의할 수 없는 추경이지만, 지금 당장 소규모라도 재정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표결에는 찬성했습니다.

결국 부자감세와 짝을 이룬 긴축 재정 기조와 단절하고 재정의 적극적인 경기 역할을 인정하는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 해결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장기의 경기침체, 극에 이른 민생고와 내수 부진, 수출 감소 충격과 불확실성 증폭 등 현재의 경제 상태에 부합하는 내수 진작 대규모 추경이 편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추경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2025년 5월 1일

기본소득당 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