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오늘 이 곳, 경찰청 앞에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시민분께서 저에게 직접 연락을 주셨습니다.

이 분은 전투경찰로 군 복무를 했던 분으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수많은 시민이 다쳤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계셨습니다.

시민 분께서는 비록 군복무였지만 경찰로서 조국을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는 자부심을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국민을 상처입히는 경찰의 무도한 진압을 지켜보며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오늘 대한민국 경찰청 앞에서

이 시민분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경찰의 수장인 조지호 경찰청장이

일말의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강경진압이 있었던 날로부터 열흘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조지호 청장은 여전히 한 톨의 반성도 사과의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국민을 진압하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는 겁니다.

조지호 청장은 경찰도 109명이 다쳤다는 이유로 사과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입니다.

국민의 경찰에게 국민을 진압하라고 명령한 자가 누구입니까.

국민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일하는 경찰에게

과잉진압을 명령한 자가 누구입니까.

바로 조지호 경찰청장입니다.

국민이 아닌 권력에 충성하는 경찰 수뇌부의 잘못된 지휘가

결국 국민과 일선 경찰 모두를 다치게 만든 것입니다.

조지호 청장은 ‘경찰도 다쳤으니 국민께 사과 못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경찰이 앞장서서 탄압하다가

부하직원 100여명을 다치게 만들었기에 송구하다고 사과했어야 합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태원 참사를 겪었습니다.

다중 인파 사고가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는지 뼈아프게 경험했습니다.

경찰이 참사에서 조금이라도 교훈을 얻었다면,

집회 주최 측에서 공간 확보를 요청하기 전에

먼저 차로를 열어 국민의 안전을 확보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경찰은 공간을 확보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협하고 압박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입니다.

국민의 권리와 안전을 담보로

정권에 잘 보이려는 경찰 지도부의 충성경쟁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경찰관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명심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

전국 경찰청에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경찰관 인권행동강령 제1조입니다.

조지호 청장은 경찰조직의 수장으로서 이 강령을 어긴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 경찰을 만들기 위해 쇄신에 쇄신을 거듭해왔던

경찰 조직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폭력 경찰의 행태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습니다.

경찰이 다시 국민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되찾고,

민주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에 앞장서겠습니다.

2024년 11월 19일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