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비보에 더욱 마음이 먹먹해지는 이유는

그분께서 늘 가장 낮은 곳에 있던 이들의 손을 맞잡으며

복음 정신을 삶으로 보여주셨던 큰 스승이셨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대통령에게서조차 외면받고 있을 때,

손을 맞잡으며 위로하고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하던 교황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 국민에게 위로이자, 치유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송전탑 주민 등 우리 사회 약자들과 함께하며

복음의 실천을 삶으로 보여주신 분이셨습니다.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던

교황의 말씀은 이 땅의 신앙과 정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가르쳐 준 나침반이었습니다.

또한 교황께서는 기본소득 운동의 든든한 지지자시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이상을 구체적으로 달성하는

현실적 방안이 보편적 기본소득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권리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이며,

그것을 실현할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용기있게 말씀하신 분이셨습니다.

다시 한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삶의 여정 내내 신앙과 용기, 보편적 사랑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분의 가르침을

저 역시 잊지 않겠습니다.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린 사람들과의 연대로,

보편적 기본소득의 실현으로

그 뜻을 이어 나가겠습니다.

2025년 4월 21일

기본소득당 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