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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과로 자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합니까?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추고, 거리가 한산해졌지만 오히려 몸과 마음이 바빠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건의료 인력, 특히 공공의 보건을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입니다. 코로나19 검사, 방역조치, 격리, 격리자 관리 등 쏟아지는 업무로 눈코뜰 새 없이 바빴고, 업무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방역업무에 시달리다가 결국 직접 생을 마감한 故 천민우 보건 공무원의 사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故 천민우님은 사망직전 10주간 주 평균 116시간을 일했습니다. 사망 직전까지 민원인들의 욕설과 폭언에 시달리던 그는 ‘이 나이 먹고 이런 취급 받는 자신이 초라하다’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등졌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해왔던 그가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을까요. 현실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주 120시간 노동 따위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공무원의 공무상 순직자살비율이 일반 산재노동자에 비해서 2배 가량 됩니다. 작년에는 10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죽음들이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무원 과로사 역시 심각합니다. 지난 5년간 공무상 사망자 중 3분의 1이 과로사였습니다. 연이은 공무원들의 죽음에 과로와 자살이 비중이 이만큼 높다는 것, 그리고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무겁게 다가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종사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노동조건을 다시 제대로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故 천민우 주무관 과로사 조사결과 보고회를 시작으로 더 많은 공무원들의 현실을 짚고 바꿔나가야 합니다.

참 모순적입니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부족해진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사람들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죽음을 택하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보건을 책임지는 공무원이 스스로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일을 하고 있는 현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순을 방치하지 않고 현실을 바꾸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일이 많으면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상식이 보편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더해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눠야 합니다. 그래야 일자리를 늘리면서도 노동자의 건강도 지킬 수 있습니다. 노동 시간 단축이 소득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득보장정책 역시 종합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故 천민우 보건 공무원님의 죽음에 애도를 전합니다. 또한 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해 원인조사위원회 구성에서 함께 힘써주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 역시 국회에서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2.04.06.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