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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8주기, 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있도록

세월호 참사가 처음 발생했던 2014년, 저는 스물 다섯 살 대학생이었습니다. 그 후로 8년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서른 셋이 되었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 아이가 돌을 한 달 앞두고 있는데요. 

8년 전 봄, 유가족분들과 세월호 투쟁을 시작했을 때가 여전히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한순간에 거리의 투사가 되신 어머님, 아버님들을 보며 존경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경외심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만약 나도 같은 일을 겪었다면, 나였어도 그렇게 싸울 수 밖에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조금 더 깊숙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세월호 참사는 이제 다 끝난 일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사회적 참사'로 남기는 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누구를 처벌하는가"를 넘어서, "왜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어떻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는가"를 밝혀내는 논의로 나가아 합니다.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찾고 구조적 문제를 뿌리부터 개혁해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실패에 대해 아직까지도 실패원인을 복기하고 새로운 과제를 찾아 재난예방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단지 매년 추모행사를 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참사의 구조적 문제를 낱낱이 개혁해나가야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길은 여기에 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한다"라고 외쳤던 8년의 시간을 기억합니다. 기억, 책임, 약속이라는 말이 선언으로 남지 않도록 정치가 해야할 일을 찾고 해나가겠습니다. 안전사회를 위해 싸워온 유가족분들과 시민들의 노고에 다시금 깊은 감사와 연대를 전합니다. 저 역시 끝까지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길에 함께 서 있겠습니다. 

앞으로 함께 걸어나가겠습니다.

2022.04.16.

세월호참사8주기를 기리며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