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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 10년동안 3배 늘어나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연고 사망자가 지난 10년간 3배가 늘어났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는 연고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거나 혹은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포기한 사망자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있었던 2020~2021년, 무연고 사망이 더욱 급증했습니다. 2021년 사망자 31만명 중 1%가 넘는 3488명이 무연고사망자로 확인될 정도입니다.

지난 10년간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했던 이유는 1997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외환위기 이후 최소한의 안전망을 보장받지 못한 채 고립되었던 시민들이 쓸쓸한 죽음을 맞게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감염병 위기의 후폭풍 역시, 몇 십년 후에 더욱 분명하고 참혹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감염병 재난과 함께 더욱 깊어진 불평등을 제대로 끊어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가난 앞에서 국민을 선별하는 복지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내야 합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어진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지사각지대의 비극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줬던 창신동 모자의 비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더이상 선별 복지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겪는 고립감을 해소하고 누구나 삶의 안정을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장례절차와 관련된 개선도 필수적입니다.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기피해서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법적 가족인 경우에만 장례를 주최할 수 있는 낡은 제도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고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선 이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입니다. 유언을 통해서 가족이 아닌 가까운 지인 역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합니다. 무연고 시신 역시 최소한의 존엄한 죽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국적인 공영장례 조례제정 및 지원체계 역시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혈연이나 혼인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 사이의 합의를 존중하는 생활동반자 제도의 도입도 빠르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무연고 사망자들의 죽음에 추모를 전하며, 여느 때보다 정치의 책임을 무겁게 통감합니다. 마스크를 벗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도 이 공기를 마시지 못한 채 쓸쓸하고 차별적인 죽음을 맞았던 사람들의 삶을 곱씹습니다. 코로나19의 극복은 단순히 마스크를 벗는 일상만을 의미하지 않을 겁니다. 감염병 위기로 드러난 우리 사회 불평등을 뿌리 끝까지 없애내야, 극복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저 용혜인 역시 모든 이가 존엄한 삶과 죽음을 보장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5월 9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