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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들의 토지자산/GDP 배율과 보유세 개편에 관하여

오늘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연구소인 민주연구원 주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쓴 자료 ‘주요국들의 토지자산/GDP 배율’데이터를 공개합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한국의 국토 가격이 그 나라 명목 GDP의 몇 배인지 표시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4.0배에서 2020년에는 5.0배가 되었습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의 2019년 값은 각각 2.2배, 1.5배, 2.9배, 2.5배입니다. 우리나라 토지자산/GDP 배율이 이들 4개국에 비해 대략 2배 정도 큽니다. 우리나라 땅값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과 윤석열 정부 인수위는‘부동산 자산가치 대비 보유세 비중’(보유세 실효세율)으로 표시되는 우리나라의 보유세 부담 수준에 불만을 표시하고 보유세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를‘GDP 대비 보유세 비중’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얼마 전 국책연구소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발표, 즉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이 0.16%로 주요국의 1/3 수준이라는 분석에 반발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나라 보유세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4%이고 이는 OECD 국가들 평균과 비슷합니다. 이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 수준이 주요국들과 비슷하거나 높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로 이 통계의 착시 효과를 이용하겠다는 것이죠.

동일한 세율이더라도 과세표준이 크면 세액이 클 수밖에 없고, 이를 GDP와 비교하면 과세표준이 큰 나라의 세액 비중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으로 보유세 부담 수준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통계에 대한 모독에 가깝습니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아무런 통계적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수 전체의 구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참고사항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참고적 통계라도 착시 효과를 제거하려면 GDP 대비 보유세의 비중만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총액이 GDP의 몇 배인지에 대한 통계도 같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여기 첨부한 자료는 우리나라 땅값이 GDP의 5배로 주요 국가들보다 2배 가량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OECD 평균 수준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을 실효세율과 다른 측면에서 확인해 줍니다. 그러니 윤석열 정부가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을 보유세 부담 수준에 관한 국제 비교 지표로 사용하려면 주요국들의 땅값이 그나라 GDP의 몇 배인지에 관한 통계도 동시 제공하는 것이 공정한 통계 사용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저는 ‘다주택 투기 규제의 공백’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종부세를 폐지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에서 다주택 투기를 규제하는 것은 사회 정책적 필요가 매우 크고, 그런 점에서 주택 종부세는 투기 규제에 실패했다고 해서 쉽게 내칠 수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자가보유율은 60%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신규 공급되는 주택의 상당량이 유주택자에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다주택자 규제 세제로서 주택 종부세마저 폐지된다면 주택 투기 바람은 언제고 광풍이 될 수 있습니다.

<보유세 강화-거래세 인하 > 기조 하에서 종부세를 폐지하는 것이 세제의 체계 정합성과 기능적 합리성에 부합하는 올바른 부동산 세제 개편의 방향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저 자신‘기본소득 토지세법’발의를 통해 지가의 하향 안정화에 충분한 수준의 보유세 강화 방안과 조세저항 극복의 방법론을 패키지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종부세 폐지 방침은 그저 부동산 최상층 자산가들의 보유세 부담을 낮춰주려는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을 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공약을 찬밥 취급하는 것이 저로서는 큰 유감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해법을 추진하지는 못할망정, 다주택 투기 규제의 공백을 메울 대안도 없이 추진되는 종부세 폐지에 민주당은 당연히 반대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부자 감세에 맞설 것입니다.

2022년 5월 11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