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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서 사진은 찍고, 빈소엔 화환 하나 보내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은 무엇입니까?

관악구에서 폭우로 희생된 세 희생자분들을 모신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세 사람의 영정이 함께 놓인 빈소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부루벨코리아지부 홍수지 총무부장님의 유가족분들과 동료분들께도 위로를 전했습니다. 그와 가족처럼 지냈던 동료들이 빈소를 가득 메운 걸 보며 생전에 고인이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참담했던 건 희생자분들의 빈소에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조차 없었다는 겁니다. 관악구 현장에서는 창문 앞에 현장검증하듯 쭈그려 앉아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윤석열 대통령의 흔적은 희생자들의 빈소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오늘 대통령실에서는  참변 현장을 내려다보던 대통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카드뉴스를 게시했다가 삭제했습니다. 물이 들어차는 집안에서 119조차 연결되지 않았을 때 일가족이 마주했을 공포와 절망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입니다. 국가가 지키지 못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보여주기식 ‘인증샷’ 남기기 바쁜 대통령의 모습에 분노를 넘어 치가 떨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들여다보았던 창 안에는 마지막까지 국가의 도움을 애타게 바랐던 한 가족의 삶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맨홀에서 실종되었던 시민분이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생긴 부고 앞에서 정치의 책임을 통감합니다. “누군가 죽고 나서야 무언가가 겨우 바뀌는 세상”이라는 서비스연맹 위원장님의 말씀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내일도 서울경기지역에 호우경보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재난에도 출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 계시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디 더 이상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 한 번 폭우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2년 8월 10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