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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장관님, 그건 설득이 아닙니다≫

조금 전,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여가부 폐지, 야당 설득 안 되어도 강행할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당정 협의되는 대로 야당에 말씀드리고 법안을 곧 제출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상민 장관님, “설득”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차라리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겠다는 것이 정직한 표현입니다.

정부는 여가부는 폐지하면서 여가부 기능은 강화하겠다는 우격다짐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가부의 현 기능을 어떻게 이전할지조차 개편안에 담기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여가부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 자신합니까? 가뜩이나 예산도 권한도 제일 적은 여가부의 업무를 갈기갈기 쪼갤 궁리를 하면서 여가부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는 뻔뻔한 발상이 놀라울 지경입니다. 

심지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복해서 거론해왔지만, 정작 이를 위한 여론조차 제대로 모아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6월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전략추진단이 구성되었지만, 전략추진단이 무엇을 했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각계각층 여론을 모아내겠다던 ‘전략추진단’은 3명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도 2명은 겸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행안부와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행안부 역시 부처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지만 회의록이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여론 수렴 과정조차 밟지 않고 한 부처의 폐지를 결정한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여론수렴도, 대안도, 설득도 없이 앵무새처럼 해체, 폐지, 해체만 반복했으면서 무슨 수로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것인지 국민은 엄중히 묻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 논리대로 여성가족부가 ‘해체’를 통해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면, 보훈처는 굳이 ‘부’로 격상해야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같은 기능 강화를 거론하면서 보훈처는 ‘부’로 격상시키고, 여가부는 ‘폐지’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이제 국회를 설득해달라는 말도 아깝습니다. 적어도 한 부처의 책임자라면 국민 앞에서 진심을 다해 소명하려는 최소한의 태도는 갖추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격다짐이 아니라, 국민을 납득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입니다. 제가 굳이 이런 기초적인 태도마저도 정부 부처의 장관을 향해 지적해야 하는 현실 역시 안타깝습니다. 

국민과 국회 설득 없이 절대로 여성가족부 폐지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행안위원이자 여가위원으로서 무대포로 여가부 폐지 강행하겠다는 행안부장관과 여가부 기능 강화 위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무논리를 들이미는 여가부 장관에 대응하겠습니다. 성평등을 바라는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여가부폐지를 저지하겠습니다. 

2022년 10월 4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