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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

어제 저녁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가 주최한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행진 및기자회견>에 기본소득당 당원들과 참여했다. 

지난달 29일, '정부 전세사기 대책이 실망스럽고 더 버티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책임을 개인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는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에 절망했다.  

여기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인가,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인가? 전쟁도 지진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수천 명이 집을 잃게 생겼다면 이것이 바로 사회적 재난이 아닌가? 

빌라왕, 건축왕 등 이름부터 해괴한 전세사기 사건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추홀구 사건은 건축왕이라 불리는 남모 씨를 비롯해 바지 임대업자,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인, 건물관리업체까지 50여명이 공모한 조직적 범죄다. 피할 수도 없이 당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2700여 세대, 5천 명에 이른다.  

이 재난의 가장 큰 책임은, 등록임대 관리책임을 소홀히 해 사기꾼이 판을 벌리게 해준 정부와 지자체에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피해현황 조사조차 하지 않고, 피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는 걸 보고만 있다. 피해자들의 만나달라는 요청에 원희룡 국토부장관 등 정부 부처들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다.

부자들 종부세 감면에 집착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서민들이 정부 정책의 허점에서 창궐한 깡통전세 사기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도록 방관할 것인가? 제2, 제3의 극단적 선택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 피해 규모부터 파악하고, '피해아파트 매입 후 공공임대 전환' 같은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전 여당 민주당도 고인 앞에 반성해야 한다. 부작용 대비도 없이 등록임대사업자 양성화를 추진했다가 온 나라에 무자본 갭투기 사기가 판치도록 만든 데 문재인 정부의 잘못은 없나? 그러고서 여전히 투기의 도화선이 될 윤 정부 부동산 감세에 끌려다닐 건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지 모른다. 정부는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전수 조사, 피해 대책 마련에 신속히 나서라.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난하며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인 만큼, 이 사건 해결이 바로 윤 정부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