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용혜인 상임대표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빠진 선거개혁 논의, 팥소 없는 찐빵입니다≫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빠진 선거개혁 논의, 팥소 없는 찐빵입니다≫
오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다시 선거제도 개편안을 의결합니다. 앞서 정개특위 소위가 진통 끝에 국회 전원위원회에 제출할 선거제도 개편안 3가지를 이미 의결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한다고 엄포를 놓자, 더불어민주당조차 소신 없이 논의를 원상복귀하기 바빴습니다. 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눠온 진지한 논의는 소멸되었습니다.
결국 개혁의 핵심은 결국 “비례대표 의석을 얼마나 확대하느냐”,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표를 국회 구성에 얼마나 가깝게 만들 것이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를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하려는 현재 방향은 거대양당의 유불리만 반영한 결과입니다.
지금 우리 선거제도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찍어도 거대양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가져가, 과도한 사표를 발생시키고 양당제만 고착시키고 있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다섯 차례 총선에서 발생한 사표 비율만 47.3%에 달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국회의원 1명이 대표하는 국민 수는 17만 명으로, 이는 OECD 국가 평균에 2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즉, 선거개혁 과정에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 논의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선거제도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자는 이번 정치개혁 취지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만약 국회의원 전체 세비 동결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먼저 확정하고, 국회가 더 많은 민의를 대변하기 위해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제안했다면 그 취지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양당제의 수혜자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큰 이득이 없다 하여, 정치적 계산만 앞세워 애써 이룬 합의를 어제 일처럼 뒤집는다면 정치개혁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될 뿐입니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와 함께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도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합니다.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에 따라 1/N으로 의석을 배분해 사표 발생을 완전히 제거하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지난 20대 국회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표의 등가성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제도라는 데 수차례 합의해왔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비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제의 연동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인정해왔습니다.
현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일정한 한계를 보였다 하여, 그 방향마저 포기해선 안 될 것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의 정치개혁이 미완으로 끝났던 까닭은 국회가 정답을 알면서도 원칙을 잃고 좌고우면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야말로 20대 국회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국회가 가야 할 정도를 가야 합니다.
많은 국민께서 우려하는 위성정당 문제는 거대양당의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간 국회에서 수차례 검토했듯 제도적 입법으로 위성정당을 완전 방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비례성 강화를 포기하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도를 가야 합니다.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안을 합의하기 전에,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설하지 않겠다는 결의안부터 채택합시다. 불신을 제도화하는 것을 넘어 진정성을 국민 앞에 직접 보입시다. 하려면 순서대로, 제대로 합시다.
본래의 방향을 잃고 표류만 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는 그 과정 자체만으로 정치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대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단순히 ‘게임의 룰’로만 접근하며 유불리 눈치싸움에만 치중한 결과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국민 의사 반영’이라는 원칙을 잃은 선거제도 논의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그간 선거제도 논의가 정개특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기에, 정작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은 선거개혁 논의에서 계속 배제되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내일 구성되어 시작할 전원위원회는 기본소득당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기회입니다. 앞으로 2주 간 진행될 전원위원회에서 제도의 퇴행을 막고, 모든 시민의 평등한 1인 1표를 실현하는 선거제 개혁을 위해 기본소득당 역시 제 역할을 다해내겠습니다.
2023년 3월 22일
제16차 대표단회의에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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