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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말고, 이제는 국회가 결단해야할 때입니다>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지 235일이 된 오늘,

유가족들이 결국 단식을 결심하셨습니다.

우리 정치가 마땅히 했어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해,

유가족이 곡기를 끊는 비극이 또다시 반복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애도하고 충분히 마음을

회복하기도 모자를 유가족들께서,

머리띠를 두르고 단식에 나선 그 모습에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한 치의 공백도 남기지 않고 이태원 참사의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는 것.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

국가의 예방과 대응의 미비로 스러졌던 모든 이들에게

예우를 갖춰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

여전히 이태원 참사로 인해

힘겨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

참사 이후 국가가 당연히 수행했어야 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국가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참사 후 계절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여전히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단 한 마디의 사과도 건네지 않았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귀를 닫고, 눈을 감으며

이상민 장관 지키기에만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구속 중에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갔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보석 석방되어 참사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없이 용산구청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참사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유족들의 절규를

물리력으로 제압하며 노골적으로

유가족에 대한 적대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두고 ‘재난의 정쟁화’, ‘입법 오남용’ 운운하며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절박한 유가족의 목소리를 꺾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9년 전, 세월호참사특별법 앞에서도 ‘교통사고’ 운운하며 어떻게든 진상규명을 막으려고 몸부림치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직무유기를 넘어, 업무방해를 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무논리 훼방에 더 이상은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됩니다.

유가족께서 결국 단식까지 선택한 이유는 특별법을 연내 입법해내기 위해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본회의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본회의 표결까지 소요될 최장 330일의 시간을 고려하면 6월 중에, 늦어도 오는 6월 2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반드시 신속처리안건 지정요구안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유가족이 200일이 넘도록 절박하게 요구해왔던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21대 국회가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국회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의원님들께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야4당이 이태원참사 국정조사를 의결했을 때처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를 의결했을 때처럼

단호하게 힘을 모읍시다.

하루빨리 야4당이 머리를 맞대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방안을 협의합시다.

이제는 정말 ‘대통령이 허락한 야당’이 될 것인지,

‘오만한 정권과 싸우는 야당’을 할 것인지

각 정치 세력들이 결단할 때입니다.

우리, 결단합시다.

2023년 6월 20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