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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대물림조차 되지 않는다"는 말을 이 정부는 현실로 만들 모양이다.

어제 내놓은 세법 개정안에서, 혼인을 촉진하는 방안으로 양가 부모에게 결혼자금 3억 원까진 증여세를 면제해준다고 한다. 결혼자금으로 1.5억원을 선뜻 내줄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도 혼인 건수가 점점 더 경제능력에 비례해가는 중인데, 정부는 일부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더 몰아주겠다고 한다. 부의 대물림엔 도움이 되고, 혼인과 출산을 포기하는 가난한 이들은 더 좌절시킬 정책이다.

이번 세법 개정이 통과되면, 이전 감세까지 포함해 윤석열 정부의 감세로 2028년까지 80조에서 90조의 세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윤 정부가 제발 설명이라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세금을 줄여주면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어떤 실증 증거가 있는지. 그게 사실이라면 지난해 통과시킨 감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어째서 법인세를 올리고 임금을 올린 미국, 유럽, 일본보다 한참 낮은지. IMF나 세계은행처럼 과거 '신자유주의 전도사'들은 왜 '낙수효과'를 반성하고 조세의 불평등 완화 효과를 지지하는지 말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 고소득층에게서 정당히 확보해야 할 세수를 포기하여 국가의 산업개척 능력, 사회복지 능력을 파탄내고 있다. 국가를 철저히 무능력하게 만드는 중이다. 세법 개정안 하나하나를 넘어 국정 기조 자체가 필히 수정되어야 한다. 민주당도 선거를 앞뒀다고 이런 세법안에 동조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