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오준호입니다.

쇠로 만든 수도관이 얼어 터질 만큼 춥던 22일에 이태원 유가족들은 거리에서 15900배 절을 했습니다. 추위에 뼈가 얼고 살이 부르트는 걸 참고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내내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이 왜 싸웠네 누가 이겼네에 몰두했습니다. 결국 그 싸움은 이 나라의 실제 권력이 김건희 여사에게 있다는 걸 확인해 줬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갈등은 화재 재난 현장인 서천 재래시장의 잿더미를 배경 삼아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 봉합 쇼를 찍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그들이 찍힌 사진 어디에도 재난 피해자인 상인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익숙합니다. 이태원 참사 후 대통령은 수행원들을 끌고 해밀턴 호텔 골목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없었습니다. 

위패도 사진도 없는 분향소를 꾸려 놓고 거기서 슬픈 얼굴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거기도 유가족은 없었습니다. 아니, 행정안전부는 유가족들이 서로 만나기라도 할까 봐 명단도 공유해주지 않았습니다. 참사 1년 3개월째인 지금까지 윤 대통령은, 단 5분만 면담을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했습니다.

누가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까?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유가족과 야당입니까. 아니면 정작 재난 피해자는 만나지도 않으면서 사진 찍고 이벤트나 하는 대통령과 여당입니까?

유가족의 기나긴 호소와 투쟁, 그리고 저희 기본소득당을 비롯한 야당들의 노력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됐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또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와 여당은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통령이 조사위원 추천권을 갖지 못하게 하므로 악법이라 합니다. 그러나 지난 세월호 참사 특조위 때도 대통령 추천 몫은 없었습니다. 행정부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대통령이 조사위원을 추천하는 건 이해 충돌이며 국민 상식에도 전혀 맞지 않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에는 유가족 추천 몫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가족이 추천권을 포기하고 온전히 국회에 권한을 넘겼습니다. 피해자가 이토록 양보했는데, 정부 여당이 이를 거부한다면 인면수심이란 단어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특별법에서 특조위가 이미 형사재판으로 확정된 사안까지 다시 조사할 수 있어 문제라고 합니다. 기존 재판이 부실한 조사와 기소 위에 이뤄졌는지 살펴야 온전한 진상규명이 가능한 것 아닙니까? 이유를 댈수록,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의혹만 더 커질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 이태원 특별법을 즉각 공포하십시오.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생각, 꿈에라도 하지 마십시오. 국민의힘은 대통령에게 법안 공포를 요청하십시오. 국민들은 기억합니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한 박근혜 정부의 말로가 어땠는지 말입니다.

기본소득당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끝까지 연대하며, 다음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해 이태원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도록 만들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