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기본소득당의 새이름 새진보연합 공동대표 오준호입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로 희생된 백 아흔 두 분의 영혼을 추모합니다. 부상자 여러분과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위로 말씀 전합니다. 

참사가 일어난 21년 전 저는 대구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제 안전을 묻는 지인의 전화가 걸려와 영문을 몰랐습니다. 그제야 뉴스 속보를 접했고 경악했습니다. 하루종일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참사 며칠 후 현장을 찾아 온통 시커먼 벽과 그 아래 놓인 국화꽃 앞에서 울먹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유류품이 채 수습되지도 않은 사고 현장을 대구시가 물로 씻어내버렸다는 소식에 분노했습니다. 

제게도 이렇게 생생한데 생존자, 그리고 희생자 유가족에겐 얼마나 고통스런 기억이겠습니까. 그런데도 유가족은 고통을 딛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온전한 추모와 안전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싸웠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21년 전보다 조금은 안전해진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운 유가족, 대구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문제는 대구시 그리고 대구의 장기집권여당 국민의힘의 태도입니다. 

왜 우리는 참사 현장이 아닌 이 팔공산 자락에 와서, 왜 2.18 추모공원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시민안전테마파크란 이름의 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단 말입니까.

 192명이 희생된 지하철 참사를 안전 테마의 하나로 부르는 것이 가당합니까. 이곳이 추모공원을 대신하는 것이라면, 참사를 기억할 제대로 된 위령탑 하나가 왜 없단 말입니까.

추모공원의 이름을 찾고, 온전한 애도를 위한 위령탑을 설치하기로 대구시는 이미 약속했습니다. 그래놓고 약속을 20년이 되도록 안 지키고 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라며 시청을 찾아간 유가족에게, 홍 시장의 대답은 강제 퇴거였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순수한 유족과 불순한 유족이 따로 있는 것처럼 갈라치기를 그만두십시오. 그럴 시간에, 홍 시장이 자랑하는 추진력으로, 이곳을 2.18 추모공원으로 지정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내십시오. 

한국에서 재난 참사가 벌어질 때마다, 앞선 참사 유가족이 현재의 유가족을 찾아 미안하다, 우리가 더 잘 싸우지 못해 이런 일이 반복된 것 같다, 사과하십니다. 왜 유가족이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합니까. 

국민 안전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헌법 34조 6항은 국가가 재해 예방 책무를 지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까지 국가의 책무 방기로 일어난 일입니다. 

헌법에 국민 안전권을 못 박고, 안전 책무를 소홀히 한 정부 지자체는 헌법적 기본권 침해로 탄핵해야 합니다. 대형참사가 벌어질 때마다 진상조사의 방법을 못 정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독립적인 재난참사 조사기구를 설치해야 합니다. 

새진보연합은 2.18 추모공원 조성과 위령탑 설립에 참사 유가족, 대구 시민들과 뜻을 함께하며, 대구시에 즉각적 협조를 촉구합니다.

또한 2.18안전문화재단에 삭감한 지원금을 복구하고, 유가족이 주체가 되는 안전교육을 전 대구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실시할 것도 요청합니다. 

참사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 대구 시민을 보듬지 못하는 국민의힘은 심판 받아야 합니다. 새진보연합이 심판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존엄과 안전을 보장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언제나 희생자와 진실의 편에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18일

새진보연합 선거대책위원회

선대위원 겸 정책본부장 오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