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진보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본부장 서면브리핑]

<유엔 보고서에서 일본군 성노예제·차별금지법 빼라는
대통령·여당 추천 인권위원들, 혐오차별 선동 사과하고 사퇴하십시오>

지난 11일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제5차 전원위원회에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대한민국 제9차 정부보고서 심의를 위한 독립보고서(안) 채택> 안건이 부결되었습니다. 김용원, 이충상 두 상임위원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진상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진실과 정의 원칙에 기반한 배상 촉구’ 및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관련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막았기 때문입니다.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가입 당사국으로서 이행 상황에 대한 인권위의 의견을 4월 중순까지 제출해야 함에도 두 위원에 의해 의결이 한 달 반 째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협약에 대한 이행 상황을 점검 받고 시정하는 과정에서 구제될 수 있는 피해자를 놓치는 일이고,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명시된 인권위의 직무를 유기하는 결정입니다.

심지어 두 위원은 회의 과정 내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노동자와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도 반인권적인 망언을 퍼부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를 저질러 공무원행동강령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의 전원위원회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그 수준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용원 위원은 대통령 지명, 이충상 위원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인권위원 명단에 오른 만큼 이번 사태에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있습니다. 관련 이력 한 줄 없는 판검사 출신 인사들이 상임위원이 되어 지위를 등에 업고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와 상임위를 훼방 놓는 일은 감사원과 방송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마비된 상황과 닮아 있습니다. 이번 총선, 국민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검찰공화국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두 위원은 직무를 방기하고 혐오를 선동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엔에 제출할 독립보고서를 채택하고, 국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2024년 3월 14일

새진보연합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본부장 노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