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필요한 건 동정 아닌 권리와 예산입니다”

- 새진보연합 상임대표 권한대행 오준호

반갑습니다. 존경하는 장애 시민 여러분. 420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대회 제목이 장애인 권리 입법을 위한 ‘국회 돌격대회’입니다.

저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의 아성 대구 수성을 민주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대구 일당독점 보수정당의 벽을 넘는 국회 돌격을 시도했습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정책협약을 맺어, 장애 권리입법을 약속한 대구 수성을의 유일한 후보였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보다 여기 장애 시민들과 함께 국회로 달려가고자 합니다. 장애인 권리 4대 입법 쟁취를 위한 국회 돌격을 저 오준호와 새진보연합은 힘차게 지지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장애를 장애로 만드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결핍이 아니라 권리의 결핍입니다.

혼자 세탁기를 돌리다 통돌이세탁기에 빠져 죽음의 공포를 느껴야만 했던 지체 장애인에게, 부족한 건 신체적 능력이 아닌 촘촘히 보장되는 활동지원서비스입니다.

비장애인은 카카오콜로 5분 안에 타는 택시를 휠체어장애인은 2시간 넘게 기다리고 학교도 직장도 못 가게 만드는 건 장애인콜택시가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택시와 기사 인건비를 지원하면 장애인도 학교와 직장에 갈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학교에서 이상행동을 한다고 오해받는 것은 이상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욕구에 따른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는 특수교사가 적기 때문입니다. 특수교사를 늘려 학급당 인원을 줄이면 발달장애인도 더 나은 학습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시혜와 동정이 아니라 권리의 결핍을 어떻게 채울지로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장애 시민을 존중하는 것은 힘내세요 하는 말이 아니라 장애 시민을 구속하는 차별을 철폐하는 겁니다.

권리의 충족, 차별 철폐의 핵심은 예산입니다.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예산, 교육 예산을 뭉텅 삭감해놓은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장애인의 날이라며 장애 극복 미담을 칭찬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그래서 새진보연합은 주장합니다. 장애 시민에게 필요한 건 권리이고 예산이고 입법입니다. 장애인 권리보장법·장애인 탈시설지원법·장애인 평생교육법·중증장애인 노동권보장 특별법 제개정을 촉구합니다.

민주당의 더 적극적인 노력 그리고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합니다. 국회 돌격을 선언한 장애 시민들의 분노를 결코 가벼이 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존경하는 장애 시민 여러분.

총선 후 미루고 미루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요일에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나는 잘했는데 국민이 잘 몰라줬다. 알아줄 때까지 하던 대로 하겠다’입니다. 시험 빵점을 맞고도 나는 옳게 썼는데 채점관이 몰라줘서 그렇다고 하는 꼴입니다.

건전재정에 대한 대통령의 집착이 문제의 핵심인데, 앞으로도 건전재정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합니다. 장애인 일자리 예산, 교육 예산 늘리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재시험의 기회를 줘도 자기 답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낙제시켜야 합니다. 투표로 심판해도 반성하지 않는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러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장애 시민의 국회 돌격이 꽉 막힌 윤석열 정부 몰락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정부여당은 국정기조를 바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새진보연합은 윤석열 정부에 맞서 장애 시민 여러분과 연대하겠습니다. 장애인 권리 4대 입법 통과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