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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민이 준 '하이타임'을 끝내 날렸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머리발언에 언급한 '하이타임(high time)'은 '적절한 때'를 뜻합니다.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개혁의 하이타임이 지금이라며, 국회가 정쟁을 멈추고 협조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하이타임'을 날려버렸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듣고 싶었던 어떤 것도 답하지 않은 겁니다. 

채 해병 특검법을 수용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에 협조한다는 말도, 부자감세와 긴축재정 기조를 바꾼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자회견은 지지율 20퍼센트대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말과 토씨 하나 안 다른 답변으로, 마지막 '하이타임'을 날렸습니다. 

몇 가지만 짚겠습니다. 첫째, 총선 패배의 원인을 또 '국민에 대한 설명과 소통 부족'이라 했는데, 전혀 아닙니다. '민심 청취'의 때는 지났습니다. 민심에 따라야 할 때이며, 그 민심은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겁니다. 여기에 모호한 답만 늘어놓고, 수의계약 의혹마저 있는 민생토론회를 계속 한다는 소리만 했습니다.    

둘째, 김건희 여사 특검과 채 해병 특검에 대한 또 변죽 울리기 답변으로 국민 속을 뒤집었습니다. 대통령은 특검은 검경이 수사하고 나서 미진하면 하는 거랍니다. 하지만 애초 검찰이 김건희 여사 소환을 뭉갰기에 특검이 제기된 거 아닙니까? 채 해병 사건 외압의 몸통이 대통령실이란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특검이 요청된 거 아닙니까? 

셋째, 민생과 경제정책의 역대급 실패에도 전혀 달라진 인식을 볼 수 없었습니다. 56조 세수 펑크에도 1% 대주주만 해당되는 금투세 폐지를 밀어 붙이겠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선구제 후회수' 요구는 외면하고 또 전 정부 탓을 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 몇백억원 투입하면 잡을 수 있다"는 말은 어처구니 없습니다. 지금까진 왜 못 잡았습니까?

한편, 기자회견이 대통령실의 말처럼 어떤 사전 조율도 없는 것이 맞는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바이든 날리면'으로 눈엣가시인 MBC 기자 질문은 아예 받지도 않았습니다. 반면 한동훈 위원장과 대통령의 사이가 좋냐는 질문은 두 번이나 나왔습니다. 기자들 질문은 뭉툭하고, 대통령이 두루뭉술 답해도 후속질문은 없었습니다. 

조금이나마 달라진 인식이 있을 거라 기대한 국민만 허탈해졌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도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오늘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정부여당과의 협치를 기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은 대통령이 아니라 기본소득당이 직접 만들어내고 말겠습니다.

2024년 5월 9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권한대행

오 준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