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 젠더폭력 막을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의 8주기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젠더폭력 피해 여성을 떠나보내야 하는 비극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얼마 전 5월 6일에는 또 다시 강남역 인근에서 여성살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교제폭력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처럼, 전 남성 파트너 혹은 일방적으로 관계를 요구하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보도된 경우만 집계해도 지난해 최소 138명입니다. 우리는 모든 젠더폭력 피해자를 무거운 마음으로 추모하며, 페미니즘을 배격하고 성차별을 은폐하는 윤석열 정부의 등장 이후 젠더폭력이 눈에 띄게 심각해졌다는 점에 우려를 표합니다.

정부는 소위 ‘이대남’의 표심이 필요해질 때마다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부정했고, 젠더폭력 근절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앞장서 조롱하던 이들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사법 판례들이 쏟아지고, 성평등 교육마저 ‘사상교육’이라고 폄훼되는 시대 속에서 여성은 2.7일마다 한 명 꼴로 면식범에게 살해당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구조적 성차별을 분명하게 고발하며, 정부여당과 반여성적 정치인들은 이 고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제대로 된 여성폭력 방지 대책은커녕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만 외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제폭력은 아직도 정식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고, 14일 한국의 여성 정책 퇴행을 우려하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질의에 반론도 성의 있는 답변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무책임한 갈라치기 정치가 젠더폭력을 심화시켜온 만큼 정치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시점입니다. 기본소득당은 개원을 앞둔 22대 국회에서 차별적인 갈라치기 정치를 헤치고 젠더폭력을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성평등 정치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젠더폭력에 의해 삶을 빼앗긴 모든 여성들을 깊은 애도와 굳은 약속으로 추모합니다.

2024년 5월 17일

기본소득당 여성위원장 노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