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본소득당 당대표 용혜인입니다.

오늘 집배원들이 국회를 찾아왔습니다. 집배원들의 연가저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겸배 문제를 해결하고 집배원의 쉴 권리를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연가를 저축하는 연가저축제도가 있습니다. 집배원의 연가사용률은 36%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보니 연가저축일수가 매년 늘어나 1인당 평균 8.6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집배원은 90여일까지 연가를 쌓고 있는 실정이고, 이는 전국의 모든 공무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집배원들이 미사용 연가를 퇴직할 때 몰아서 사용하는 과정에 발생합니다. 당연히 4~5달간 결원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충원을 하지 않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집배원들의 겸배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겸배란 병가·연가로 결원이 생길 경우, 같은 팀의 동료들이 해당 물량을 ‘대신 겸해서’ 배달하는 제도입니다. 과중되는 겸배 부담에, 동료의 퇴직할 때조차 축하인사를 건넬 여유조차 없다는 집배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나서야 합니다. 애초에 연가사용률이 바닥을 맴돈다는 건 이미 현장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방증입니다. 여기에 결원의 부담까지 노동자의 겸배로 떠넘기겠다는 건 부당한 처사입니다. 올해 초 집배원 안전사고 설문조사에 따르면 겸배로 인한 집배원들의 평균 업무가 1시간 47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심지어 집배노동자들은 휴가를 가면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봐 연차를 3분의 1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눈치가 보여 연차도 쓰지 못하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다행히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결원을 보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개정안을 예고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민주우체국본부와 우정공무원 분들, 집배원 노동자분들의 노력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던 성과입니다.

국회도 역할을 다해야합니다. 해당 개정안이 정기국회 내에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또한 법안을 제정하더라도 정부가 의지를 갖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정사업본부의 소속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집배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한 해동안 집배원이 배달하는 우편물이 26억통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민의 메신저인 집배원들의 쉴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저와 기본소득당도 민주우체국본부와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