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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해자-피해자 분리조차 안한 국세청, 과연 반성하고 있는가?

기재위 국정감사, 오늘은 국세청을 상대로 질의합니다.

조세정책은 공정하고 꼼꼼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재정 확보와 부의 재분배가 원활히 이루어집니다. 조세정책이 부실하면 국부는 유출되고 가진 이들은 탈세를 시도합니다. 국세청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편, 국세청이 제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려면 조직의 기강이 바로 서고 직원을 정의롭게 대우하는 내부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국세청이 보이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올해 5월 어느 세무공무원이 자살을 했습니다. 그는 2017년 9월말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국세청에 신고했지만 국세청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기본적 처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가해자가 가벼운 형사판결을 받자 국세청의 처분은 정직 3개월이 전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직적인 2차 가해가 자행됐고 피해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퇴직 후 사망했습니다. 가해자는 명예퇴직했습니다. 저는 국세청의 사건 처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사건 후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오늘 추궁하려 합니다.

또한 저는 '세대생략증여'의 부실한 실효세율에 관해 질의하겠습니다. 세대생략증여란 조부모가 자식을 건너뛰고 손주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세대생략증여는 부의 대물림을 강화할 수 있어 일반 증여보다 높은 세금을 매기는 할증제도를 둡니다. 그런데 의원실에서 조사하니 세대생략증여의 실효세율이 일반 증여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부유층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할증제도를 회피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국세청이 이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지, 제도보완 방안이 있는지 묻겠습니다.

국세청의 '역외탈세 적발'이 너무 낮다는 점도 지적하겠습니다. 최근 판도라 페이퍼스에 조세회피를 시도한 세계 유력인사들의 명단이 공개된 것처럼 역외탈세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의원실에서 조사하니 주요 조세회피처의 투자액이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국세청의 역외탈세 적발 규모는 거의 변동 없고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국세청 역외탈세 추적 방식에 개선이 필요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관아의 세금 수탈로 피폐해진 양민의 삶을 '목민심서'에 남겼습니다. 조세정책이 공정하지 않고 조세기관의 기강이 문란하면 서민이 고통스럽습니다.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조세정책, 직원을 정의롭게 대우하는 조세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