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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국정감사] 용혜인, "원전이 녹색산업? 수출입은행의 기괴한 에너지 분류법, ‘통계 마사지’용 아닌가"

보도자료

작성자

대변인실

작성일

2021-10-12 11:58

조회

3201

배포 : 2021. 10. 12. (화)
보도 : 배포즉시
담당 : 비서 최기원 010-2308-6726

[국정감사] 원전이 녹색산업? 수출입은행의 기괴한 에너지 분류법,

‘통계 마사지’용 아닌가

- 수출입은행, 빈약한 재생에너지 지원액 감추려 ‘new energy’ 개념 동원
- 대부분 배터리·선박·원전 등으로 채워...재생에너지 지원은 전체 11.4% 그쳐
- 용혜인 “재생에너지 투자는 15% 감소...수출입은행은 K-뉴딜 전 K-통계왜곡부터 그만둬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한국수출입은행의 에너지 분류법이 그 자체로도 맞지 않을뿐더러 국제기준과 크게 어긋나 있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빈약한 투자를 숨기기 위한 통계 마사지라고 비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해마다 발행하는 연차보고서를 보면 혁신성장산업(Innovative Growth Industry)이라는 장이 있고 하위 항목으로 신에너지(new energy) 포함 다섯 항목이 있다. 매년 크게 금융지원이 늘어나는 항목임을 부각시켜주고 있어, 마치 항목 대부분을 차지하는 ‘New energy’ 지원이 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자료: Korea Eximbank Annual Report 2019

문제는 이 ‘New Energy’ 항목이다. 이름이나 하위 항목들만 놓고 보면 마치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투자에 관한 항목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위장에 가깝다. 세부를 뜯어보면 국제기준 재생에너지 투자는 전체의 11.6%밖에 되지 않고 70% 이상이 선박·배터리 같은 산업투자다.

심지어 원전플랜트도 친환경산업으로 분류되어 이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 2021년 원전플랜트 지원만 하더라도 8,055억원으로 재생에너지의 대표격인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지원액 합인 5,781억원의 1.4배에 달한다. 리튬이온배터리도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기는 하지만, 희토류의 채굴 방식과 폐배터리의 처리 문제로 그 자체로 친환경산업으로 분류되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관점에서는 친환경산업으로 분류되어 2021년 전체 친환경산업 투자에서 25.5%를 담당한다.

수출입은행이 설명하는 분류법을 뜯어보면 의도가 명확해진다. 수출입은행은 ‘에너지 신산업’을 산업을 뜻하는 ‘industry’ 같은 단어를 쓰지 않고 ‘new energy’로 표시한다. 그리고 하위분류로 신재생에너지를 집어넣고 이걸 ‘renewable energy’로 쓴다.

하지만 ‘renewable energy’는 ‘재생에너지’이지 ‘신재생에너지’는 아니다. ‘신재생에너지’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단어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한 말이다. 그러니 한글 분류법으로 보면 하위분류에 있는 ‘new energy‘가 영어 분류법에서는 상위 분류로 올라가 산업 분야까지 포괄하는 명칭이 되고, ‘renewable energy’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재생에너지라는 의미로 읽히지만 실제 통계에서는 한국에서 신에너지라고 불리는 것들까지 포함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표기법에서는 ‘renewable energy’ 항목에 국제에너지기구(IEA)기준으로는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지만, 이른바 ‘신에너지’라는 명목으로 수소와 폐자원에너지 관련 투자액이 들어가게 된다.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나 석유를 가공해 만들고, 폐기물을 태워 얻는 에너지도 탄소와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는다. 2021년 8월 기준 수출입은행의 수소와 폐자원에너지 투자 합은 3,769억원으로 2021년 ‘renewable energy’ 항목을 국제 기준에서 59.6%나 부풀리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저장/효율화 항목은 영문으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로 표기되어 있지만, 정작 스마트그리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5년간 투자액의 1.4%밖에 되지 않는다. 실상 이 분류의 존재의미는 액화기술에 있다. 천연가스를 액화시켜서 수송하거나 디젤이나 등유를 만들어 내는 기술로 화석연료를 가공하는 기술이지만 ‘스마트그리드’ 카테고리의 5년간 투자액의 87%를 담당한다.

이런 ‘과대포장’ 분류법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빈약한 재생에너지 지원 상황을 은폐하고 통계를 부풀릴 목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New energy’ 지원액의 증가는 대부분 선박과 배터리 투자의 증가에서 비롯한 것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만 따져보면 답보 상태다. 2017년에 비해 2020년 ‘New energy’투자는 3.9배 늘었지만 재생에너지 투자는 오히려 15% 줄었다. 이렇게 통계 수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은행이 재생에너지 투자를 정책목표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굳이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네덜란드의 수출입은행인 Atradius의 연차보고서는 포트폴리오의 에너지 구성과 화석연료,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투자와 관련된 내용을 여러 페이지를 활용하여 상세히 기술한다. 전체 재생에너지 투자액조차 전혀 알 수 없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연차보고서와 대조를 이룬다.

용혜인 의원은 ”재생에너지 투자가 빈약하니 통계를 마사지하고 싶어지고, 통계로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니 재생에너지 투자도 늘어날 수 없는 것”이라며 “수출입은행이 K-뉴딜에서 수십 조를 투입해 재생에너지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건 국민들에게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출입은행에게 에너지투자 통계 왜곡부터 그만두고 재생에너지 통계를 따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참고>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붙여 쓰는 국가는 한국 이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재생에너지의 범주를 최대한 확장해서 재생에너지가 아닌 특정한 에너지도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조성하기 위한 산업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또한 이러한 경향이 법률에 반영되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약칭 신재생에너지법)이 생겨 한 법 내에 묶이게 되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중들에게까지 각인되었다. 법에서 신에너지는 수소에너지, 석탄액화가스, 연료전지 등으로 규정되어 있고 재생에너지로는 태양, 풍력, 수력, 해양, 지열, 바이오매스, 폐기물, 수열에너지로 규정된다.
<참고1> 한국수출입은행의 ‘에너지신산업(new energy)’ 세부 지원현황(2017-2021.8.) : 파일에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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