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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아침에 청와대에서 날아온 소식 때문에 혼미합니다. 그래도 아직 크리스마스 선물은 남아 있는데 뭘까요. 

바로 오늘 성북구 미인도에서 열린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위한 <사회 적합의 가족 전시전>입니다. 전시를 통해 서로 친밀함과 돌봄을 나누는 사람을 생활동반자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미래를 미리 엿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박근혜 씨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해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면 반대 여론이 항상 찬성 여론보다 컸습니다. 사면이 어떻게 통합을 가져온단 말일까요. 반면 국민 80퍼센트가 찬성하는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면 통과를 미룹니다. 이미 다양한 가족 형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도 생활동반자법 역시 오랫동안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합의 때문이랍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이 가족을 이루겠다는 무슨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까요. 필요한 건 변화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전시전이 변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2000년 전 마리아와 요셉은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아이를 가졌고 그 아이는 요셉의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로마 제국이 시키는 대로 호적 등록을 하러 먼 길을 여행하다가 길에서 예수를 낳았습니다. 마리아 요셉 예수가 우리가 말하는 비정형 가족이고 생활동반자가 아닐까요. 예수가 지금 있다면 생활동반자법 제정이 옳다고 하실 겁니다. 

한편 어제 대법원에서도 의미있는 판례가 있었습니다. 자식처럼 키워온 손주를 실제 자녀로 입양하게 해달라는 조부모의 호소에 대해 대법원이 입양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겁니다.

판결의 주된 이유는 "가족 질서도 중요하지만 당사자들, 특히 아이의 행복이 가장 우선이어야 된다"라는 겁니다. 이 판례는 우리 사회가 정상가족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래에 대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미리 체험하고 온 미래처럼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되어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사회적합의가족전>에 방문하셔서 생활동반자법이 실현된 미래를 미리 체험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크리스마스가 되실거라 감히 자부해봅니다. 

멋진 전시를 준비해주신 베이직페미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