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장애인의날에 결의를 모으겠다고 모이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신지혜입니다.

며칠 전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던 날 기억하시죠?

그때 제가 여러 해 동안 인연을 맺었던 어머님께 연락을 받고

국회 앞으로 갔었습니다.

온몸으로 폭설을 맞아서 그야말로 눈사람이 된 채로

차가운 바닥 위에서 117배를 하던 장애인 부모들을 봤습니다.

‘왜 117배일까?’해서 봤더니, 장애인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주거생활서비스 예산 117억 원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폭설을 맞으며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을 요구했던 날로부터 이틀 뒤,

국회 예결산위원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습니다.

정부 제출안을 삭감한 채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건 최초라고 합니다.

약 4조 원이 감액됐다고 하는데요,

국민에게는 어떻게 썼는지 밝히지 않는 특수활동비,

국회 심의 없이 정부 맘대로 쓸 수 있는 예비비에서 삭감된 것이 4조 원이라고 합니다.

4조 원이라는 숫자 앞에 117억 원이라는 소박한 요구를 보며,

참 많은 질문이 듭니다.

특활비와 장애인 권리 예산 중 무엇이 민생 예산입니까?

‘긴축’만 외치면서 누가 더 약자이며 처절하게 살고 있는지

끊임없이 증명하게 만드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약자 복지’입니까?

민생을 외면하고 약자 기만하는 무도함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정부여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투쟁하며 목소리 내는 약자를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 결과 장애인 권리 증진을 위해 애쓰는 활동가들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물리적인 폭력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국민을 혐오 범죄에 노출 시키는 인면수심 정부 앞에서 우리가

더더욱 가열차게 싸우겠노라 결의를 다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기본소득당도 언제나 투쟁하는 장애인 곁에서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