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보기

《제주 4·3 74주기, 진실과 치유의 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제주 4·3 74주기입니다. 봄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이 맘 때가 되면 제주에서 일어났던 참사를 떠올립니다. 이처럼 따뜻한 햇살 아래서 수많은 제주도민들의 피가 흩뿌려졌다는 사실이 여전히 아프게 다가옵니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죽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반공주의라는 이름으로 피해자들의 입을 막아왔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제주 4.3 항쟁에 대한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74년이 흐른 지금, 이제야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4·3 항쟁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 일흔 세 분에 대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전원 무죄가 선고된 그 순간,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보면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혹독한 생을 살아온 유가족들은 서러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가족과 이웃을 잃고도 오랫동안 침묵해야 했던 피해자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아픔을 치유하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도 조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더 나아가 4.3 항쟁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일입니다. 희생자의 넋을 제대로 기리고 피해자들의 마음이 온전히 치유될 수 있도록 정치가 더욱 제 몫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설워할 봄이라도 있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곱씹습니다. 제주 4·3의 온전한 해결을 위한 걸음에 저 용혜인 역시 함께하겠습니다.

2022년 4월 1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