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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와 윤석열, 그들이 통하는 이것>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분쟁이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 하고, 하마스는 인질을 처형하겠다며 맞선다. 

하마스가 할 일은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이다. 비무장 민간인 살해와 납치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그런 행위는 결코 팔레스타인 독립의 대의에 이바지할 수 없다. 

한편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은 인질을 비롯해 수천 혹은 수만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낳을 것이다. 시리아, 레바논, 이란 등 이웃 국가들의 군사 개입을 불러 신중동전쟁이 터질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조급한 군사작전을 멈추고 유엔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잠시 부풀던 중동 평화의 기대가 산산조각 나고 세계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이미 양측에서 1500명이 희생됐다. 당장은 더 이상의 희생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정부는 이 분쟁에서 엉뚱한 확증을 얻는 듯하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를 꺼냈다. 하마스의 도발을 못 막은 원인이 마치 이스라엘의 ‘평화 기조’에 있는 것처럼 대북 강경 기조를 외친다. ‘힘에 의한 평화론’의 연장이다. 

그러나 이번 이스라엘 안보 실패가 주는 교훈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핵심 원인은 바로 '극우' 네타냐후 정권에 의한 사회 분열이다. 

시오니스트, 곧 유대 근본주의자 네타냐후는 작년에 극우 연정을 구성해 총리가 됐다. 그전 임기까지 16년간 장기집권 중이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권은 팔레스타인인의 시민권을 차별하고 탄압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영토를 빼앗아 유대인 정착촌을 늘렸다. 두 민족의 갈등이 고조되고 분쟁은 증가했다. 

또 네타냐후 정권은 이스라엘 시민사회도 분열시켰다. 야당과 타협 없이 일방적으로 통치하고, 행정부 견제를 못하게 하려고 사법부 권한을 축소했다. 이는 이스라엘 시민의 거대한 항의 시위를 촉발했다. 예비군 수천 명이 저항의 표시로 복무 거부를 선언할 정도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성공한 배경이 바로 이런 사회 분열과 갈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도 서안의 분쟁사태를 막으러 경비력이 배치되면서 가자지구 인근 치안은 약해졌다고도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책 실패와 부인의 사치에 비판이 커지면, 대 팔레스타인 강경책으로 분쟁을 일으켜 언론의 초점을 돌렸다. 이런 식으로 내부 개혁도 자정도 회피해온 결과가 이번엔 드러난 정부 시스템의 놀라운 무능이다. 

윤석열 정부는 네타냐후 극우정권의 길을 따르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맹신하며 북한, 러시아와 대화를 단절한다. 안으로는 극우인사로 내각을 채우고 야당을 무시하며 검찰을 앞세워 반대파를 탄압한다. 정보 역량은 떨어지고 사회는 갈가리 분열되어간다.   

안보는 군사력뿐 아니라 외교력과 경제력, 사회적 통합을 모두 갖춰야 얻을 수 있다. 저 비극적 사태에서도 이 정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니, 우리에게 이 일이 진정 남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