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이 대표는 <다른 복지제도를 일원화해서 지급하는 것>이 '이준석식' 기본소득이라며 <따로 줄 것을 주고 더 주자>는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토보유세, 탄소세, 데이터세 신설에 대해선 명쾌하게 반대한다>고 했지요(21일).

의아합니다. 올해 1인 가구 기초생활 생계급여가 55만원입니다. 이분들의 복지수준을 깎자는 것이 아니라면, 복지제도를 일원화할 때 그 하한선은 전국민 1인당 최소 55만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용혜인과 기본소득당이 주장하는 <당신이 누구든 월 60만원 기본소득>과 같은 주장을 하시는 겁니다. 맞습니까?

만약 그런 말씀이라면, 당연히 재원 대책이 있어야합니다. 저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토지세, 탄소세, 데이터세, 기타 기본소득 목적세 도입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법안을 발의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는 300조 가까운 돈이 드는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증세에 '명쾌하게' 반대하니, 말의 앞뒤가 다르지 않습니까? (기존 복지 통합을 감안해도 상당한 추가 재원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이 대표의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은 명쾌한 것 같지 않습니다. 대변인을 뽑는 '토론 배틀'에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주제로 정해놓고, 기본소득 이해가 부족한 당 대표께서 이를 진행하는 것이 공정한지 의문이 듭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본소득이 충분히 높아지면 궁극적으로 기존 복지제도를 통합할 수 있지만,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기본소득을 도입할 때 기존 복지 수급자의 처지가 악화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 결정, 2016). 이 대표님과 국민의힘이 지금보다 복지 수준을 떨어뜨리는 제도를 가져와 기본소득이라 주장하신다면 저는 '명쾌하게' 반대하겠습니다.

2021년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