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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 론스타가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에 이르는 5조 먹튀 행각의 악몽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론스타가 한국정부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진다면 이 먹튀액수는 10조원에까지도 이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편법으로 론스타를 옹호하거나 문제를 방치한 관료들이 윤석열 정부의 경제사령탑으로 영전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1년 반 남짓 맡았습니다.

금융위원회는 6개월마다 은행의 대주주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심사를 해야 합니다. 은행이 기업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금융기업만 대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금융사업의 규모가 2조원이 넘는 주주는 지분을 4%이상 못 가집니다.

당시 론스타는 금융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2.8조원에 이르는 비금융사업의 자산목록을 제출했고, 그렇다면 당연히 비적격자로 분류되어 외환은행 보유지분을 팔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는 자료를 검증해야 한다느니 형사재판이 걸려 있다느니 하는 이유로 차일피일 판단을 미루다가 해외사업자는 괜찮다는 해괴한 논리로 3년이 지난 2011년에 대주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런 판단 때문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는 거듭 적법하게 됐고, 한국 정부는 분쟁에서 론스타가 주주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만약 이창용 씨가 부위원장으로 재임했던 당시 금융위원회가 했어야 하는 일을 제 때 했다면, 먹튀도 모자라 소송까지 불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오늘 청문회에서 이창용 후보자는 이러한 론스타 관련 내용을 재직 당시 보고받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료 검증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합니다. 론스타 자신이 금융자본이 아니라는 점을 자인하는 자료를 떡하니 보고받았음에도 그 자료를 1년이 넘도록 검증했어야 했다? 이건 단순한 유보가 아니라 론스타 봐주기로밖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후보자가 아무리 명성 높고 커리어 화려한 학자라 해도, 이런 느슨한 결정에까지 '까방권'을 줘야 하겠습니까?

똑똑하고 유능한 것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누구를 대변해 어떤 결정을 해 온 사람인가, 입니다. 재능을 어느 방향으로 쓸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번 내각에서는 론스타의 편의를 봐줬을 것으로 의심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포진해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론스타 경제팀'을 완성한 셈입니다.

이런 분들이 국민의 삶을 잘 챙길 수 있을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2022.04.19.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

인사청문회에서 이창용 한은총재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는 용혜인. 남색 스트라이프 자켓을 입은 채로 손짓을 하며 질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