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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보편의 권리를 함께 높여나가겠습니다

오늘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매년 이맘 때마다 고속터미널 앞에서 보냈던 2014년 4월 20일을 떠올립니다. 버스 표를 끊고 탑승하려던 장애인들에게 국가가 최루액을 쏘았던 날입니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습니다. 경찰은 장애인의 눈과 얼굴을 향해 최루액을 정확히 조준했습니다. 피할 수도 없어 서로를 감싸 안으며 최루액을 막아냈던 그 순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옴짝달짝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최루액을 분사하던 경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이동권을 주장하느라 다른 시민의 이동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 2022년인 오늘도 낯설지 않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두고 “시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말과 똑같습니다. 새삼 8년 전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되묻게 됩니다. 그때 장애인 동지들이 그토록 타고 싶어했던 고속버스는 지금도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습니다. 장애인의 절규를 찍어누르던 박근혜 정부의 정치 역시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8년 전 오늘, 온몸으로 최루액을 맞으며 떠올렸던 그 질문을 이준석 대표께 드립니다. 국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전체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곧 여당이 될 이준석 당대표부터 국가와 정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PPAT같은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장애인 차별 철폐”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봅니다. 장애인권투쟁은 단지 장애인이 겪는 차별만 시정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삶의 최저선을 높여왔던 과정이었습니다. 1등 시민과 2등 시민으로 분리되는 것에 저항하며 모두의 다양한 특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어떤 장애를 가졌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라는 장애인 운동의 요구는 저를 기본소득 정치로 나아가게 한 초심이었습니다.

그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회 보편의 권리를 높여왔던 장애인 동지들과 함께 “당신이 누구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삶의 최저선을 높이는 운동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몫으로만 남지 않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