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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노동자의 권리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제132주년 노동절입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거리로 나온 노동조합과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께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와 기본소득당은 지난 1년 간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의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맥도날드 알바노동자의 부당해고에 맞서 <위법부당 업무지시 징계 금지법>을 제안했습니다. 쓰레기 처리 노동자의 일터를 돌아보고 환경부 장관에게 노동조건을 개선하라고 직접 요구했습니다. 또 한 명의 직장맘으로서, 임신/출산/육아휴직으로 잘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육아엄빠 연차휴가 보장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난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처해있었습니다.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는 식자재 유효기간 조작 문제를 뒤집어쓴 채 해고당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몸에선 맹독성 다이옥신이 검출되었습니다. 일과 돌봄 사이에서 퇴근을 잃어버린 여성들은 잘릴까봐 전전긍긍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의 현실 앞에서 다시금 확신합니다. 노동할 권리는 노동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지켜집니다. 모든 이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보편적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제가 만난 노동자들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졌다면 어땠을까요. 분명 달랐을 겁니다. 기본소득이 생기면 사람들은 일자리에 목매지 않아도 살 수 있고, 그 일자리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라고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나쁜 일자리, 악덕 고용주, 위험한 노동환경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일하는 노동자의 더 나은 내일은 역설적으로 ‘일하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기본소득이 있어야 진정한 ‘노동해방’ 역시 가능해집니다. 기본소득으로 일자리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상상해봅시다. 일해서 벗어날 수 있다면, 혹은 일을 줄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요. 기본소득은 노동에서 벗어나 임금의 가치로 측정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는 권리 역시 보장합니다. 최소한의 소득이 권리로 보장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완전 고용이 불가능해진 시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와 불안이 일상화된 시대입니다. 노동하지 않는 이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가, 노동자의 존엄도 지킬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이라는 든든한 안전망과 함께 더 적게 일하고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정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32년 전 노동자들은 ”8시간 일하고, 8시간 쉬고, 8시간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노동자의 요구는 더 나아가야 합니다. 일할 권리와 함께 ”기본소득을 받을 권리“ 역시 노동자의 요구가 되어야 합니다.

120시간 노동을 이야기하고 산재를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는 윤 당선인의 태도에 많은 노동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시대의 상식을 뒤로 돌리려는 보수정치에 맞서 기본소득이 노동자들의 방패가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가 만들어온 합의를 지키고 더 나아가 기본소득이 새로운 시대의 상식이 될 수 있도록 저 용혜인 역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5월 1일

132주년 노동절을 맞아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