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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에 요청드립니다.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해주십시오

이번 주 수요일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본소득당 인천/경기/서울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연이어 KBS 정문 앞에 섰습니다. KBS가 주관한 광역단체장 후보자 토론에 기본소득당 후보들이 쏙 빠졌기 때문입니다. 오준호 후보만 배제하던 지난 대선과 똑같습니다. KBS에 출연보다 1인 시위를 하러 더 많이 방문하는 기본소득당 정치인들의 웃픈 현실에 속이 상합니다.

 '소수정당 후보를 배제하지 말라'는 기본소득당의 요구에 KBS는 선거법상 초청 대상이 아니어서 부르지 않았다고 둘러댔습니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물론 같은 기탁금을 낸 후보를 초청과 비초청으로 차별하는 선거법도 문제지만, 언론기관 주최 토론회는 이 선거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토론회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다양한 정치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는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토론회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 토론회를 3회 연속 주최하고 있는 KBS, 그러고도 국민의 눈과 귀를 자처할 수 있겠습니까? 공영방송의 본분은 가려진 목소리를 들추며 국민의 알 권리를 공평하게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소수정당 목소리를 배제하는 KBS의 행태는 오히려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기본소득당은 단순히 “우리 후보도 TV토론에 내보내 달라”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물론 명확한 정치적 비전을 가진 기본소득당 후보들이 TV토론에 나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절실한 것은 소수정당의 공정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토론 방식을 찾는 일입니다. TV토론은 양당제 기득권 정치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정치적 비전이 논의되는 자리여야 합니다.  반복되는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시민들 역시 다양한 비전과 정책이 논의되는 토론을 바라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시청률 계산기만 두드리는 게 아니라, 공정보도에 대한 언론의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제 본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본선거기간에는 전국적으로 TV토론회가 열립니다. 그러나 불공정한 선거법으로 인해 여전히 소수정당은 초청토론회에서 배제됩니다. 인천 선관위의 경우 25일 ‘초청 후보’인 세 후보의 3자 토론을 진행하고 유일한 소수정당 후보인 김한별 후보는 26일 1인 연설로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후보가 4명 뿐인데 이렇게 진행하는 것은 효과적이지도 않을뿐더러 국민의 알권리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희망이 있습니다.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후보께서 동의해주신다면 소수정당 후보 역시 같은 자리에서 함께 토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당은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후보자 캠프에 TV방송토론 동의 요청 공문을 보낼 예정입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십시오.

불공정한 선거판을 바로잡으려는 기본소득당의 노력에 함께 화답해주십시오. 

각 정당이 다양한 현안에서는 입장이 다르지만, “다당제 정치”와 “공정한 출발선”은 같은 마음으로 바라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당 후보들이 동등한 발언 기회를 보장받고 정책 대결을 펼칠 수 있도록 출연요청을 승낙해주십시오.

각 정당 후보들께서 기본소득당 청년 후보자들의 참석을 흔쾌히 수락해주시리라 믿으며 저 역시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2022년 5월 13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