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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선례, 청문회 건너 뛴 국세청장 임명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건너뛰고 국세청장을 임명했습니다.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청문회 없이 임명된 건 처음입니다.

국세청장 청문회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일원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명합니다.

물론 국회가 후반기 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청문회 일정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은 입법부, 특히 모든 것을 결정하는 두 교섭단체의 책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4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 수장을 임명하는데, 그의 세정 철학과 고위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도덕성을 검증하지도 않겠다는 건 언어도단입니다. 윤 행정부의 지난 인선에서 논란 없는 인사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데서 보듯 자체 인사검증의 부실이 도드라졌는데도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퇴직자였던 후보자가 홀연히 최전선으로 돌아오게 된 사연, 87세 고령 노모가 보유한 7억 2천만원 상당의 주식과 후보자와 배우자의 주식 등 예금재산 20억원의 조성 경위를 확인하고 싶었기도 합니다.

임명 후에라도 청문회에 준하는 검증을 받겠다 약속하거나, 국회에 양해를 구하는 절차도 없었습니다.

이런 '청문회 패싱'은 나쁜 선례로 앞으로도 활용될 공산이 큽니다. 국회가 원구성에 난항을 겪는 시기 문제적 인사를 찔러 넣고 형식적 절차를 명분으로 임명을 강행해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임명 강행을 옹호하면서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은 교섭단체인 국민의힘도 나눠 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것은 삼권분립을 흔드는 입법부 권한 침해인데 자당의 대통령이라면 어쨌거나 상관없다는 뜻입니까?

공수가 바뀌면 또 같은 일이 벌인 뒤에 너네 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정당화시켜버리는 일이 반복될 겁니다. 지금이야 명분도 있고 한 방 먹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가는 내로남불 포연만 자욱한 정치의 퇴행입니다.

국민의 알 기회를 무시한 국세청장 임명 강행, 유감입니다.

2022년 6월 14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