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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부처가 있는 스위스와 독일에 다녀옵니다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많은 여성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못박은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취임 직후부터 슬금슬금 추진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폐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한다고 말하는 정치인 중 그 누구도 성평등한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는 질문엔 답하지 못합니다. 우리 사회에 선명하게 존재하는 성불평등을 외면한 채 평등을 요구하는 여성을 투명인간 취급할 뿐입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요구 역시 여성가족부의 과실보다 ‘성평등’을 목표로 하는 부처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반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평등이 있어야 지속가능한 사회 역시 가능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바꿔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를 대응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이 역시 성평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미래를 꿈꾸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일을 포함한 세계 97개국에서는 여성 혹은 성평등 전담 장관급 부서를 두고 국가 차원에서 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장관급 이상의 위상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여가부에 대한 단순한 폐지 논쟁을 넘어서 성평등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성평등 부처가 있는 스위스와 독일에 출장을 다녀옵니다. 각국의 여성부처의 현황을 직접 살피며 성평등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살피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UN인권이사회 인권대표와 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을 만나 국제적 여성인권 논의를 살피고 베를린의 마더센터도 직접 돌아봅니다. 또한 독일 여성가족부 정차차관(에킨 델리괴즈)과 독일 연방의회 여성가족위원장(울리케 바)을 각각 만나 성평등부처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를 나누고 올 예정입니다.

특히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고 있는 ‘독일식 여성가족부’ 모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성평등 부처는 우리나라 여성가족부와 마찬가지로 성평등과 가족/돌봄 영역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다만 전체 국가예산의 0.2%에 불과해 총괄적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우리나라 여성가족부와 달리 독일식 여성가족부는 강력한 권한과 예산(한국의 16배)으로 성평등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가족부 개편 논의에 있어서도, 주요한 사례로 이야기되고 있는 국가가 바로 독일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우리나라에서 여성가족부가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이번 출장에는 오랫동안 여성인권운동에 힘써오셨던 정춘숙 의원님, 권인숙 의원님과 함께합니다. 21대 국회에서 성평등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해왔던 두 분께 선배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저 역시 한 사람의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번 외교에 임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미투 이후 더욱 높아진 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6월 14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