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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학살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폭우와 폭염이 이어졌던 1박 2일 전동행진의 마지막 일정이었습니다.

”T4 장례식“이라는 제목에 담긴 뜻을 찾아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T4“는 히틀러 정권이 장애인에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30만명의 장애인을 학살했던 사건을 뜻합니다. 

1939년 독일에서 장애인을 절멸시키기 위해 이뤄졌던 장애인 학살이 오늘날 대한민국 서울에서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처절한 요구에 대해 ‘돈이 없다’며 나중으로 미루고 있는 정치가 83년 전 나치의 태도와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장애인의 요구를 방치하고 있는 사이 수많은 발달중증장애인과 가족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처절한 비극이 반복되어야 합니까.

폭우 속에서의 전동행진, 모욕을 견뎌야 하는 지하철 출근길 싸움보다 더욱 처절한 것은 내일이 두려운 삶 그 자체일 것입니다. 그 어디에도 손 뻗을 곳이 없어 고립되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일 것입니다.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한 싸움이 장애인 당사자의 몫으로만 남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습니다. 작은 정당의 하나 뿐인 국회의원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비처럼 쏟아지는 모욕과 폭력을 장애인 동지들이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왔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은혜씨’를 향해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은혜씨를 보며 저까지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저는 은혜씨가 ‘특별한’ 장애인으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은혜씨가 등장하고 모든 장애인이 살고 싶은 모양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박경석 교장선생님의 말처럼, 이제 정치가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죽음의 도미노를 멈춰야 하는 책임이 바로 국회에 있습니다.

한 사람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7월 1일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 장례식’에서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