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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가 대세입니다

정유4사 상반기 실적 보셨습니까? 영업이익만 12.3조로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 7조를 아득히 뛰어넘어 사상 최고를 찍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전세계적 에너지 위기를 틈타 에너지기업들은 전대미문의 돈방석에 올라앉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적 혁신이나 효율성 제고 없이 그저 높이 형성된 정제마진과 정부의 유류세 인하 혜택에 편승해 벌어들인 수익입니다.  

그래서 저들의 초과이익에 과세하자는 횡재세를 소리 높여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만이 아닙니다. 전세계 자본주의를 선도하는 미국도, 영국도, EU각국도 모두 횡재세를 밀어붙입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까지 횡재세를 도입하자 나섰습니다. 이제 횡재세는 시대적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2020년 손실날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 갑자기 세금 걷자는 게 말이 되느냐 합니다. 그 2020년 손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도 다 커버됩니다. 2014년 이래 손실 포함 누적영업이익이 35조를 넘습니다. 유류세 인하로 정부는 9조 세수를 포기하는데, 6월까지 가격반영은 40% 남짓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누구의 이익으로 귀속되었을까요.   

제가 낸 횡재세 법안대로 과세한다 해도 상반기 영업이익 12조 중 3조를 초과이익으로 환수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정유사들은 6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가져갑니다. 이익을 몽땅 가져가는 게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유류세 인하폭 확대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할 일 다 한 것마냥 자랑합니다. 길 양편에 플래카드를 달아놓은 모습에 '정치 참 쉽게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합 맞춰 약속대련 해 놓고 대회 우승했다고 서로 뽐내는 꼴이나 다름없습니다.  

진짜 플래카드 걸 만한 일은, 정유사와 은행, 보수정당과 보수언론, 경총과 기재부의 반발을 이겨내고 끝끝내 횡재세를 관철해 물가고통에 허덕이는 국민들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때이지 않겠습니까? 

나라는 소매치기가 여러분의 호주머니를 터는 일만 막으라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수많은 계약서의 연쇄 속에서 당신의 주머니에서 '합법적으로' 이익을 쏙쏙 빼가는 자들의 수법을 제한하고 새로운 룰을 제안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 21세기 현대국가의 진정한 역할입니다.

2022년 8월 16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