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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경찰국장 임명은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

민주주의의 파괴자들이 사정기관에 기생해 고위직까지 진출하고, '시행령 통치'의 산물인 경찰국의 장이 되어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나서는 현실입니다. 

오늘 행안위 업무보고에서 김순호 경찰국장은 자신의 과거 밀정 행각에 일말의 반성도 부끄러움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박종철의 죽음을 은폐하고 자신의 채용에 도움을 준 홍승상 전 경감을 "자유민주주의 위해 헌신한 분"으로 추켜세우는가 하면, 본인의 출세를 위해 밀고로 희생시킨 인노회를 두고 "이적단체였다"는 자기합리화를 내세웁니다. 

저는 헌정질서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봅니다.  

87헌법이 천명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젊은 시절의 김순호가 팔아치우려 했던 본인의 성균관대 동기들이나 박종철, 인노회 회원들 같은 이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비로소 만들어진 것입니다. 경찰이 내무부 치안본부라는 군부의 앞잡이로서의 어두운 과거를 벗어나, 중립성을 갖춘 민주주의의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들의 희생에 빚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비대해진 경찰을 통제하겠다며 입법과정을 생략한 채 행안부장관의 직권으로 경찰국을 설치하고서는 수장으로 김순호를 임명합니다. '경찰의 민주적 통제'는 허울뿐인 명목이고, '치안본부로의 회귀'가 경찰국 설치의 진정한 목적임을 표방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김순호의 임명 철회는 당연하거니와, 수백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 내 군부독재 부역 밀정들의 채용경위와 행적 전모를 밝혀 경중에 따른 조치가 뒤따라야 합니다. 인사권자인 이상민 행안부장관도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반헌법의 용인은 또다른 반헌법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2022년 8월 18일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