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대변인 서면브리핑]

택시완전월급제 이행을 요구하며 227일간 1인 시위를 이어오던 방영환 택시기사가 지난 9월 26일에 분신했고, 10월 6일 끝내 영면에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9년에 택시 사납금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노동시간을 실제 승객 승차시간으로 산정하는 ‘실차시간’ 등을 통한 ‘변종 사납금 제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방영환 택시기사는 해고,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을 비롯해 회사 대표의 살인예고에도 시달렸습니다. 회사가 불법을 저지르는데도 고용노동부는 제 역할을 하지 않았고, 위반 사업장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서울시 역시 분신한 노동자 죽음에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죽음 이후에도 경찰이 사업장 측에 서서 은폐하기 바쁜 듯한 비정한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분신 이후 위독한 이유를 가족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돌아가신 뒤 이유를 물어도 모른다고 답변하며 사체 포기 각서를 빨리 쓰라고 재촉만 했다고 합니다. 유족이 있는데도 무연고자 장례 치르게 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분노까지 사그라뜨리고 싶었던 겁니까?

노동조합이 고인이 위독할 때 가족 연락처를 물을 때는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고 묵묵부답이더니, 회사 측에는 유족의 연락처를 넘기겠다며 수차례 연락했습니다. 문제의 사업장이 고인에게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데도, 피해 유족을 돕는 쪽이 아닌 범죄 행위를 저지른 쪽에 경찰이 서 있었던 겁니까? 만약 경찰이 범죄 행위 수사 과정에서부터 노골적으로 문제의 사업장 편에 서 있었다면, 고인의 죽음에 경찰 역시 책임이 있습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대로, 경찰 대응에 대해 명명백백히 소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한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고인의 죽음에 깊은 책임을 느낀다면, 제도의 수정 보완을 이야기하기 전에 택시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 전수조사부터 철저하게 진행하십시오. 오 시장은 내년에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유족을 만나 구체적으로 전수조사할 방안 등을 전하십시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장례를 미루는 유족의 처절한 울분을 거둘 수 있도록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합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3년 10월 17일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