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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산 이전, 재고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산은을 이전하면 기업이 따라 가서 부산이 발전한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산업은행 이전은 일반 공공기관 이전과 다릅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은의 역할은 국가 산업혁신의 구상을 가지고 필요한 분야에 금융을 보내는 것입니다. 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 같은 역할입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하지만, 산은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기업이라고 더 도와주는 건 아닙니다. 산은의 역할이 직원 100명을 부산에서 채용하는 걸로 국한될 수도 없습니다. 산은은 혁신산업 출현을 지원해 전국에 수천 수만 개 혁신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여야 합니다. 그 역할을 부산에서 할 수 있는지 의문도 많은 상황입니다. 

중요한 건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 시기에 산은이 정책금융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이를 위해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산은 노조는 산은이 지역성장기금을 조성해 지역 발전전략을 돕자고도 제안합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토론회 발언 어디에도 정책금융 역할의 이해나 산업전환의 청사진은 안 보입니다. 그러니 보이는 건 총선을 앞두고 부산 표를 바라는 정치적 노림수뿐입니다.

지방재정으로 쓰일 종합부동산세는 다 깎아주고, 중앙정부 세수가 펑크나자 지방교부세 지급을 일방적으로 안 주겠다 우기는 윤석열 정부입니다. 그런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정책금융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또 ‘좋빠가’를 던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가의 장기 미래가 또 한번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13일

새진보연합 정책본부장 오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