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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으면 '용돈', 많으면 '불가능'이라는 기적의 논리

차라리 기본소득의 보편주의가 싫다고 하십시오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이 발표된 후, 너도나도 기본소득에 대한 비난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외식수당이냐"라고 노골적으로 조롱합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기본소득 액수가 적어서 불만이십니까? 기본소득당의 '전 국민 월 60만원' 정책에는 동의하십니까?

기본소득에 대해 늘 나오는 비판이 있습니다. 기본소득 도입시기 금액이 적으면 '용돈'이라며 그걸로는 쓸모 없다고 하고, 높은 액수를 제시하면 '불가능하다''비현실적이다'며 손사레칩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을 현실을 고려해 낮은 액수로 시작하더라도, 국민이 그 효용을 체감하고 증세에 합의하면 점점 액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시세보다 5억이나 싸게 전세줄 수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겐 그 돈이 외식 한 번에 불과한 돈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생의 막다른 벼랑에 돌아설 용기를 주는 돈입니다. 사회보장제도는 그런 이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발전하고 뿌리내리는 것입니다. 이를 부정할 바에는, 차라리 기본소득의 보편주의 철학에 반대한다고 대놓고 얘기하십시오.

어떤 제도도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과 그렇지 못한 정책이 있을 뿐입니다. 선별보장제도는 가난한 이를 두텁게 돕자는 선한 의도와는 무관하게, 별로 처지가 다르지 않는데도 지원에서 배제되는 이들이 불만을 가집니다. 그래서 제도의 확대가 멈춥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절대 다수가 제도의 확대를 바라게 됩니다. 수혜층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1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가, 가구당 지급액이 더 컸던 후속 재난지원금보다 더 높았던 것을 기억합시다.

무엇보다, 액수가 적더라도 기본소득은 사회의 공유부에 대한 모두의 권리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 권리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처음에 적다고 해서 권리를 버려서야 되겠습니까? 

최재형 전 감사원장님, 기본소득당은 1인가구 생계급여 수준인 60만원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외식비 수준'의 기본소득이 맘에 들지 않으신다면, 매월 60만원의 충분한 기본소득을 실현하겠다는 기본소득당을 지지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