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오늘은 제68회 현충일입니다.

평화로운 오늘을 만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했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립니다. 여전히 애달픈 아픔을 안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 국가유공자 여러분과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은 전쟁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전쟁이 낳은 희생을 또렷이 기억해야 하는 날입니다.

서로에게 총칼을 겨눠야 했던 이들의 아픔, 가장 비참하게 희생되었던 민간인들의 끔찍한 절규와, 가족과 하루아침에 생이별을 겪어야 했던 국민의 참혹한 상흔을 되새겨야 하는 날입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햇살과 바람이, 

그 누구도 총칼에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평화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다시금 깨달아야 하는 날입니다.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오늘 호국영령의 묘 앞에 선 윤석열 대통령의 한 마디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대통령’다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다 숨을 거뒀음에도, 

여전히 기억에서 배제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순직 의무군경들입니다.

국민을 지키기 위한 복무 중 순직하신 의무군경은 8,700여 명에 달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은 아직도 순직하신 의무군경의 희생을 기리고 기억하는데 소홀합니다.

순직의무군경의 헌신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한 기념일은 아직도 제정되지 못했고, 국가차원의 추모행사 역시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를 위한 헌신을 기리는 일에 그 어떤 위계와 이데올로기도 작동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하겠다 약속했던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 삶을 마친 내 아들이 국가의 아들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유가족의 소박하고도 간절한 바람을 미루지 않고 실현해내는 데에 앞장서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국가의 품격을 높을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해낼 것을 촉구합니다.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는 오늘 추념식의 제목을 곱씹습니다.

정치가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길은, 국민을 지켜주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과오를 뉘우치고, 

국민의 생명과 국토의 안녕을 지켜내기 위한 실천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마다 평범한 국민의 용기와 희생에 빚져 왔다는 것을 되새깁니다. 국민들의 용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저 역시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야 할 정치인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6월 6일 

제68회 현충일을 맞아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